북한군 포로 “한국가고 싶다” 정부 “전원 수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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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조선일보와 우크라 현지 인터뷰서 한국행 의사
외교부 “포로 상환 자유의사 있을 경우 전원 수용”
“유학생 훈련 받는 줄, 드론에 무차별 사살 당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0 12:20:18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생포된 북한군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행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정부는 ‘전원 수용 원칙’을 밝혔다.

29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외교부는 전날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이며 포로 송환 관련 개인의 자유의사 존중이 국제법과 관행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박해 받을 위협이 있는 곳으로 송환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외교부는 “따라서 정부로서는 동인들이 한국행 요청 시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 원칙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도 이미 전달하였으며, 계속 필요한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리모 씨는 전날 조선일보와 우크라이나 현장 인터뷰에서 “난민 신청을 해가지고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파병된 북한군이 한국행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본인이 평양 출신으로, 러시아 쿠르스크로 파병된 정찰·저격수라고 밝혔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훈련하다가 지난해 12월 중순 쿠르스크에 도착했다고 밝혔으며 “러시아에서 (방어용) 포 사격을 제대로 안 해줘서 우리가 무모한 희생을 많이 했다”고 했다. 약 500명 규모의 대대마다 보위부 요원이 1∼2명씩 배치돼 북한군의 사상을 통제했다고 한다.

리씨는 ‘무슨 이야기를 듣고 러시아에 왔느냐’는 질문에 “유학생으로 훈련한다고, 전투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며 쿠르스크에 도착한 뒤에야 전투 참여 사실을 알게 됐고 지난 달 5일부터 전장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턱과 팔을 심하게 다친 리씨는 무인기와 포 사격에 대해 “무인기가 공격해와서 날 구해준 사람 한 명 두 명 죽고, 그러면서 나 하나 살아남았다”며 “다섯명이 있던 상태에서 다섯 명이 몽땅 다 희생됐다”고 말했다.

‘자폭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인민군대 안에서 포로는 변절이나 같다"며 자신도 수류탄이 있었으면 자폭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리씨는 “포로가 된 게 우리나라 정부에 알려지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평양에 있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북으로 돌아가더라도 여러 가지 고난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쪽 친척들을 놓고 보면 몽땅 다 과학자 집안”이라며 “제대 후 대학에 다니려고 했고, 수없는 죽을 고비를 넘겨온 만큼 이 꿈을 이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전쟁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은 “포로는 적극적인 적대행위가 종료한 후 지체없이 석방하고 송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11월 약 1만1000명 규모 병력을 러시아로 보낸 이후 아직 파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 신분이나 포로 대우 등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이에 한국행을 원하는 북한군 포로는 ’제네바 제3협약에 관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주석서‘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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