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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제개발처(USAID)가 60여 년 만에 문을 닫았다. 전 세계 3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외원조 전문기관 USAID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빌면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운영 중”이었다. 미 대선 국면에서 부각된 USAID의 예산집행 내역은 꽤나 충격적이다. 일론 머스크는 예산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에 흘러간 것 등을 들어 “생화학 무기에 거액이 지원됐다”며 USAID를 아예 “범죄 조직” 취급했다.
아프리카 동성애 함양 프로그램 지원, 합법적인 정권을 뒤엎고 젤렌스키정부를 등장시킨 이른바 우크라이나 마이단혁명(폭동)의 돈줄, 미 전역 하마스 지지 시위를 지원한 비정부기구에도 USAID 자금이 들어갔다고 한다. 트럼프는 자신의 대선 압승이야말로 이런 불합리·비리 척결 요구가 담긴 민심의 결과라며 자신만만하다. USAID 폐쇄에 관련자들이 법적 대응을 했으나 법원에선 행정부 손을 들어 줬다.
USAID와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의 연관성은 또 다른 차원의 의혹을 낳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식 직후 유엔 세계인권선언에 기반해 두 가지(A·B) 국제인권규약이 제정됐다.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A), 시민적·정치적 권리(B)에 관한 국제법이다. A가 의식주 개선이나 공중보건에 도움을 준다면, 이것이 웬만큼 달성된 후 중시되는 게 B다. A규약에 속한 원조기관 USAID가 B규약 성격의 A-Web을 지원했다면 부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중국의 그림자가 어른거려 더욱 눈길을 끈다.
A-Web은 2011년 우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발 민주국가의 선거시스템 정립을 돕는다는 취지로 창설됐다.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추월할 것처럼 보이던 시절이었다. 109개국 118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기구 A-Web 본부가 인천 연수구에 있고 USAID와 개발도상국 선거법제 관련 지원 업무협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그런데 A-Web에서 선거투개표 장비를 지원한 8개 국가들 모두 부정선거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USAID(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는 마침 ‘미국(US)이 도와준다(Aid)’는 뜻으로 읽히니 안성맞춤의 별명도 됐다. 미국의 풍요로움·관대함의 상징이었고, 좋은 일도 많이 했다. 1970년대 서울·인천에 지어진 ‘에이아이디 차관아파트’ 역시 USAID의 AID였다. 미국의 세계적 헌신을 상징하던 USAID가 수명을 다한 반면, A-Web은 부정선거 국제카르텔의 센터로 지목된 가운데 중국의 세계패권 전략 ‘일대일로’ 하수인으로 의심받으며 여전히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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