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다이소 건기식 판매 중단… 공정위 사실관계 파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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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입점 5일 만에 철수 논란 확산
대한약사회 입장 표명 “약국 신뢰 훼손”
공정위 “위법 혐의 발견 시 조사 착수”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0 11:00:55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양약품의 다이소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 중단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대한약사회가 특정 유통 채널과의 거래를 부당하게 제한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발견될 경우 대한약사회에 대한 공식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일양약품의 다이소 철수 과정에서 거래상 지위 남용 등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일양약품과 대웅제약은 다이소에서 3000~5000원대의 저렴한 건기식을 출시했으며 종근당도 3~4월 중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들 제품은 주요 성분과 함량을 조정하고 패키징 비용을 절감해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약국에서 2만5000~3만 원대에 판매되는 제품과 성분 차이는 있으나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높아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일양약품은 다이소 입점 5일 만에 제품 9종의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이후 대한약사회의 압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비자단체들은 “(제약사의 다이소 건기식 판매는)다양한 가격과 품질의 제품이 공존하며 공정한 경쟁을 자유롭게 하는 시장 환경이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약사단체가 제약사에 압박을 가해 특정 유통 채널과의 거래를 중단시켰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대다수의 소비자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앞서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은 2월 26~27일 일양약품 대웅제약 종근당제약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후 대한약사회는 공식 입장을 내고 “유명 제약사가 수십 년간 약국을 통해 쌓아온 신뢰를 이용해 생활용품점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이 무조건 약국보다 저렴하다고 오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약사들은 “다이소에 납품한 제약사의 일반의약품을 전량 반품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소비자단체 일각에서는 약사회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거래법 제45조는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타 사업자의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일양약품과의 거래 중단을 압박했다면 이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 공정거래법 제51조에서 사업자단체(대한약사회)가 구성 사업자(약사)들에게 불공정거래행위를 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건기식을 구매할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며 “특정 단체의 개입으로 제품 판매가 제한된다면 소비자 선택권 침해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상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 위반 혐의가 있으면 조사에 착수하는 절차로 진행된다"며 "이 사안도 그에 준해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양약품 관계자는 “철수한다는 말 외에는 더 드릴 말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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