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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영어판 제목 짓느라 “폭싹 속았수다!”
격언 등 활용으로 드라마 의미 함축해 전달
인종 갈등 등 문화적 맥락 고려해 작명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6 10:04:06
 
▲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청춘남녀의 이야기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출신이 아니면 뜻을 알기 쉽지 않은 제목이다. K드라마에는 이처럼 독특한 제목이 많다. 외국 시청자들에게는 이들 제목이 어떻게 번역돼 소개될까.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의 뜻이다. 자칫 완전히 속았다로 들리기 쉽지만 전혀 다른 의미다. 제작진은 영어로 번역할 경우 밋밋해질 수도 있는 제목을 재치 있게 의역해 전달했다.
 
이 드라마의 영어판 제목은 인생이 당신에게 귤을 줄 때(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미국에는 살다가 레몬이 생기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는 격언이 있다. 철학자 엘버트 허버드(18561915)가 남긴 명언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뜻이다.
 
귤은 신맛이라는 점에서 레몬과 동일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또 귤은 제주 특산품이다. 귤은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작품의 주제 의식과 맞닿아있으면서 제주도라는 배경적 특징을 잘 나타낸다.
 
스페인어 제목도 영어와 비슷하다. ‘만약 삶이 네게 귤을 준다면으로 돼 있다. 태국어 제목도 귤이 달지 않은 날에도 웃자.
 
대만 판에는 고생 끝에 너를 만나다는 제목으로 소개됐는데 사자성어 고진감래(苦盡甘來·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진감래에서 달 감()을 귤 감()으로 바꿨다.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호평받으려면 그 나라의 감각을 고려한 번역이 중요하다.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킨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영어판 제목은 ‘Extraordinary Attorney Woo(놀라운 우 변호사)’이다.
 
이상한이라는 뜻을 지닌 ‘weird’ ‘strange’ 대신 비범함을 뜻하는 ‘extraordinary’가 내용에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는 인종 갈등이 첨예한 영어권에서 오해를 유발할 수 있어 ‘Culinary Class War(요리 계급 전쟁)’으로 제목을 바꿔 달았다.
 
넷플릭스 콘텐츠의 제목·자막 등을 각 문화권에 맞게 현지화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팀 관계자는 영어 제목을 정할 때는 원어 제목에 담긴 창작자의 의도와 문화적 뉘앙스를 영어권 문화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목만 보고도 작품의 느낌·장르를 인지할 수 있으면서 원제의 색채를 잃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339일 사이에 폭싹 속았수다는 총 시청 1390만 시간을 기록, 공개 사흘 만에 비영어권 TV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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