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붕괴사고”… 서울·수도권 공사현장 안전 ‘빨간불’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건설·자동차

사고 여파 대책마련 분주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3 13:35:42

▲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2일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수도권 주요 공사 현장에 ‘붕괴 공포’가 다시 드리워지고 있다. 2월 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이어 이번엔 경기 광명 신안산선 철도공사 현장에서도 대형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전에 균열이 발견됐음에도 적절한 대응 없이 작업이 재개돼 인명 피해로 이어진 점에서 ‘예고된 사고’라는 비판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단순 시공 실패가 아니라 전반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의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지하 공사 전 구간에 대한 정밀 점검에 착수했다.

1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사고는 4월11일 오후 3시13분경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에서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이던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의 지하터널과 상부 도로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작업자 2명이 고립됐다. 이 중 20대 굴착기 기사는 구조대가 밤샘 수색 끝에 13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나머지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이 사고가 사전 경고를 무시해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고 발생 17시간 전인 4월10일 밤 9시50분경 현장에서는 터널 중앙 기둥에 다수의 균열이 발생한 사실이 발견됐다. 시공사 컨소시엄 측은 이를 국토교통부에 보고하고 작업자들을 대피시키며 공사를 중단했다. 그러나 붕괴를 막기 위한 보강 작업이나 즉각적인 구조물 안전점검 중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사전 경고가 명확히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거나 축소한 정황은 단순한 시공 실패를 넘어 총체적 안전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보여준다.

문제가 된 공법은 ‘투아치(2arch)’ 구조다. 좁은 부지에서 터널을 겹쳐 시공하는 방식으로 중앙 지지기둥에 하중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공법 자체보다는 시공 품질 저하와 철근 보강 미흡 그리고 감리·감독의 부실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도 유사한 구조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2012년과 2014년 충남 구례터널에서 연속된 붕괴가 발생했고 당시에도 추가 지반조사와 보강설계를 생략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최근 잇따른 지반 침하 사고에 대응해 도시철도 공사 현장과 주변 도로를 대상으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에 착수했다. 9호선 4단계·동북선·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구간 등 총 18.5km에 이르는 구간에서 점검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사고 후 점검은 한 발 늦은 대응이라며 실질적인 구조물 안전 진단과 설계 개선 및 감리 체계 정비 없이는 제2·제3의 사고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번 신안산선 붕괴 사고는 단순한 시공 오류를 넘어 총체적인 안전관리 실패를 드러낸 사건이다. 이미 감지된 위험 신호를 무시했고 관계 기관들 간의 협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현장 중심의 예방 체계 구축이 절실해 보인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