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집값을 만든다”… 주거가치 ‘직주근접’ 실수요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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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업무지구·지방 행정타운 중심으로 집값 양극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2 11:26:48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스카이데일리

‘일자리가 곧 주거가치’라는 인식이 2025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업무지구 그리고 지방의 행정타운 인근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직주근접’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용산‧마곡 등 일자리 밀집 지역은 대규모 개발 호재와 고용 기회가 맞물리며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2024년 1~1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약 1% 상승했고 서울은 2~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 1~2%대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 간 가격 격차가 2025년 이후에도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강남과 용산은 대규모 재개발과 교통 인프라 확충, 고급 주거단지 조성 등으로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용산은 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대형 복합시설 조성, 교통 허브화 등 굵직한 개발 사업이 진행되며 주택 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마곡지구 역시 LG사이언스파크 등 첨단 R&D 클러스터와 IT·바이오 기업 입주가 늘면서 고소득 일자리와 주거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일자리와 개발 호재가 결합된 지역은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며 서울 내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방에서도 예외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는 곳은 ‘행정타운’ 인근이다. 경기 과천시의 경우 시청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자리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 84㎡는 지난해 4월 19억 6000만 원에서 올해 3월 24억 1500만 원으로 23% 이상 급등했다. 이는 과천시 평균 상승률의 두 배 수준이다.

광교신도시 역시 경기도청 등 주요 행정기관이 밀집된 이의동 일대에서 ‘광교센트럴뷰’ 아파트의 1년 새 상승률이 14%를 기록하며 수원시 전체 평균(약 5%)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지방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일자리 기반이 뚜렷한 곳은 주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도 이 흐름은 명확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11월 분양된 ‘의왕고천지구 디에트르 센트럴’은 복합행정타운 인근이라는 장점 덕에 평균 10.3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과천에서 분양된 ‘프레스티어자이’는 무려 58.68대 1의 경쟁률로 화제를 모았다.

30~40대 실수요자 중심의 '직주근접' 수요도 이런 흐름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고금리 부담이 일부 완화된 가운데 이들은 출퇴근 시간을 절감하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에 정착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전통적인 도심권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는 업무지구의 주거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이제 단순한 지역 프리미엄보다 실제 생활의 중심이 되는 ‘일자리’를 주거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용과 산업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자리가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그곳이 다시 집값을 밀어올린다. 한국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지역 선호가 아닌 ‘일자리 경제지도’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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