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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시리즈]
① 관세에서 패권으로…미중 무역전쟁 장기전, 이제 시작일 뿐
② 기술이 곧 패권…반도체·AI·배터리 ‘전쟁의 최전선’
③ 달러·위안 전쟁, 금융이 무기다…韓의 방어전략은 무엇인가
④ 안보전략도 전쟁 중…한반도, 패권 충돌 접경지 되다
⑤ ‘10년 전쟁’의 서막…한국, 선택받는 나라에서 선택하는 나라로
2025년 세계는 단일한 글로벌 질서의 종언과 함께 장기 패권전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2018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고율관세 부과로 시작된 이 전쟁은 이제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기술·금융·안보 전반을 아우르는 총체적 충돌로 확전되고 있다.
미국은 ‘동맹 재편과 중국 봉쇄’를, 중국은 ‘탈달러와 대미 독립’을 시도하는 가운데, 한국은 그 경계선에서 생존의 해법을 넘어, 주도권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른바 ‘미중 신냉전’의 1막은 관세전쟁이었다. 트럼프 1기의 관세폭탄으로 촉발된 이 충돌은 단순한 무역 불균형 문제를 넘어, 경제 구조 재편의 서막이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관세는 유지하되, 공급망과 기술 패권으로 무대를 옮겼다. CHIPS Act, IRA로 대표되는 미국의 전략적 디커플링은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배제를 본격화했으며, 한국은 미국 주도의 공급망에 편입되는 동시에, 중국의 보복 리스크를 안게 됐다.
2025년 트럼프 2기의 귀환은 다시 한번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고율 관세 인상, 해상봉쇄, 저가 소액물품 차단 등은 사실상 중국산 제품 전면 봉쇄조치이며,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항공기 구매 중단, 미국산 에너지 수입 제한 등으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내수침체와 고질적 부채 문제, 낮은 위안화 신뢰도라는 구조적 제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쟁의 2막은 통화·금융전선이다. 미국은 고금리와 달러 유동성을 전략무기로 활용하고 있으며, 동맹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외교 레버리지로 삼고 있다. 반면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와 일대일로 금융 협력으로 탈달러화 시도에 나섰으나, 신뢰성과 투명성 부족으로 국제화에는 한계가 있다. 이 대결 속에서 한국은 외환 유동성 방어, 위안화 의존 최소화, 원화 국제화라는 삼중 과제를 안고 있다.
3막은 안보 패권경쟁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으로 한반도를 규정하며, 한미일 3각 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는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 대만 문제 관련 역할 분담 등 사실상의 지정학 확대 요구가 가해지고 있다. 중국 역시 동북3성 군사력 증강, 북중 전략 연계 강화 등을 통해 한국의 안보전략에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전략적 자율성의 위축과 외교적 고립 리스크라는 이중 함정에 놓였다.
이러한 패권전쟁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다. 2025년 현재 미중의 충돌은 ‘10년 이상 지속될 구조적 장기전’이며, 그 경로도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전략적 분산과 능동적 선택의 병행이다. 미국과는 첨단기술·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과는 전통 제조·소비재 수요를 관리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제3공급망과 금융 다변화를 통해 경제 주권을 다축화해야 한다. 동남아·유럽·중동과의 협력 확대, 금융결제 수단 다변화, 외환안정장치 확보는 필수다.
셋째, 안보전략의 자율성 확보다. 미국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되, 자동추종이 아닌 명확한 역할 조율과 방위산업 독립성 확보가 요구된다.
‘균형’은 더 이상 소극적 중립이 아니라, 능동적 주체성에서 나오는 결과여야 한다. 한국은 선택받는 나라가 아니라, 선택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외교·경제·기술·안보 모든 분야에서 일관된 전략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중 패권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준비된 국가는 기회 속에 생존하지만, 준비 없는 국가는 틈 사이에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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