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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이 정부 공인 통계 기준으로 처음 3%대를 넘어섰다.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 가속이 맞물리며 서울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누적 3.29%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연간 상승률이 3%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2.86%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간 흐름을 보면 상승세는 하반기에 뚜렷해졌다. 올 초까지만 해도 월 0.1%대에 머물던 상승률은 5~8월 0.2%대로 확대됐고, 9월에는 0.3%대로 올라섰다. 이후 10월 0.64%, 11월 0.63%로 급등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가 가장 큰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이른바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됐고, 그 결과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전세 공급이 줄자 임대 시장은 빠르게 월세 중심으로 재편됐다.
실제 월세 부담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7만6천 원(보증금 1억9,479만 원), 중위 월세는 122만 원(보증금 1억1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국 4인 가구 중위소득이 약 61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 아파트 거주 가구는 매달 소득의 약 20%를 월세로 지출하는 셈이다.
자치구별로는 상승률 격차가 컸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송파구가 7.54%로 가장 높았고, 용산구(6.35%), 강동구(5.22%), 영등포구(5.0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구로구(1.93%), 은평구(1.93%), 동대문구(1.72%), 도봉구(1.57%), 금천구(1.44%), 강북구(1.40%), 중랑구(1.02%) 등은 1%대 상승에 그쳤다.
고가 월세 거래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월 1천만 원 이상 초고가 월세 거래는 230건을 넘어섰다. 가장 비싼 사례는 지난달 14일 청담동 ‘에테르노청담’ 전용면적 231.56㎡에서 체결된 계약으로, 보증금 40억 원에 월세 4천만 원이었다.
업계에서는 전세 공급 회복 없이는 월세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규제 환경 속에서 전세 물량이 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서울 임대시장의 ‘월세화’가 새로운 정상 상태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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