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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킬 때면 늘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주문하려는 음식과 어떤 와인이 가장 잘 어울릴까?” 하는 것이다. 소믈리에가 있는 레스토랑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필자는 식당을 정하면 그 집 대표 메뉴를 미리 살펴보고 어울리는 와인을 들고 가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은 요리와 와인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가끔 와인이 마시고 싶을 때 우리는 치즈를 선택해서 같이 먹을 때가 종종 있다. 와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치즈는 이탈리아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Parmigiano-Reggiano)로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주의 파르마(Parma) 지방 일대를 원산지로 하는 경성 치즈의 한 종류다.
우리가 잘 아는 E·L·H마트에서 손쉽게 1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150~200g 사이즈의 치즈를 구입할 수 있다. 이 치즈의 장점은 고소한 맛에 약간의 산미감도 갖고 있어 그 자체가 하나의 요리 같은 느낌이 든다. 숙성기간이 긴 제품일수록 더욱 고소한 맛을 나타낸다. 아몬드나 호두와 곁들여서 먹으면 훌륭한 와인 안주가 된다.
점심식사 시간에 마시기 좋은 와인은 대체로 화이트와인이다. 가볍고 한 두 잔 마시기 좋기 때문이다. 레드와인 중에도 화이트와인처럼 점심식사 때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있다. 그건 바로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과 프랑스 가메(Gamay) 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이다.
두 와인의 공통점은 알콜도수가 13도 안팎이고 화이트와인처럼 과일향과 향긋한 꽃향 풍부한 와인이기 때문에 가벼운 식사와 함께 마시기에 매우 적합하다. 물론 마신 후에 은은한 단맛도 약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을 좋게 한다.
생선요리에는 무조건 화이트와인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레드와인 중에서도 생선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좀 전에 언급한 피노 누아와 가메 품종으로 만든 보졸레 와인이 생선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산도가 높고 탄닌감이 낮아서 생선요리의 비릿하고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데 아주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이탈리아의 아브르조 지역에서 출시되는 몬테풀치아노 와인도 다양한 해산물 요리에 잘 어울리는 여름에 마시기 좋은 레드와인 중 하나다.
반면에 육류와 어울리는 화이트와인이 어떤 것이 있냐고 묻는다면 오크에서 잘 숙성된 샤도네이 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샤도네이는 스텐레스통에서 짧은 시간 숙성해서 출시하면 과실향이 풍부하고 산미감이 있는 대중적이고 직관적으로 맛있는 화이트와인의 맛을 보여주지만 오크에서 몇 년간 숙성된 샤도네이는 맛과 차원이 다른 화이트와인이 된다.
오크향·담배향·흙내음새가 느껴지고 바디감도 느껴지고 무엇보다 알코올 도수가 14도 이상으로 올라가 웬만한 레드와인과 같은 알코올 도수가 된다. 오크 숙성을 통해 화이트와인의 옷을 입었지만 레드와인의 풍미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치킨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치킨에는 맥주가 정답이라고 대체로 말한다. 하지만 모든 와인이 치킨과 잘 어울린다는 건 비밀도 아니다. 가벼운 화이트와인에서 바디감있는 레드와인까지 치킨과 아주 잘 어울린다.
앞으로는 프라이드치킨을 먹을 때 ‘치맥’이 아니라 ‘치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으면 좋겠다. 특히 와인이 치킨을 먹으면 생기는 콜레스테롤을 정화시키는 좋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은 페어링이 될 수 있다. 또 다양한 맛의 와인을 통해 프라이드치킨과도 다양한 느낌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양고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은 묵직한 보르도나 캘리포니아의 카베르네 쇼비뇽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식탁에서 양고기 메뉴가 나오면 카베르네 쇼비뇽과 함게 먹는다. 향과 맛이 강한 양고기를 탄닌이 잘 잡아주기 때문에 좋은 페어링이 된다.
와인을 마시고 부족할 때 혹은 식후에는 어떤 와인을 마시면 좋을까? 정답은 포트와인이나 아이스와인이 좋다. 단 얼음을 넣고 언더락으로 마시면 안된다. 얼음을 넣고 마시면 당도가 내려가고 산미감이 올라오기 때문에 디저트의 효과가 떨어진다.
여유가 된다면 저렴한 기본급 포트와인보다 10년 이상 숙성된 포트와인을 추천한다. 숙성기간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와인의 풍미가 높아져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마트 와인코너에서 세일하는 10년 포트와인이 보인다면 한두 병 정도 사놓고 디저트와인으로 마시면 참 좋다.
오늘은 다양한 식재료와 어울리는 와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다. 필자도 요리를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실제로 먹어본 경험을 정리해서 적은 것이다. 참고로 와인 안주가 떨어졌을 때 가장 좋은 과자는 ‘오징어땅콩’이나 ‘꼬깔콘’이다. (참조 와인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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