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문의 영화세상] 평론가 조우석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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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7-18 06:31:10

평론가 조우석은 홀로 적진을 돌파하는 장수 같다. 적군을 베는 데 거침이 없고 긴 싸움에 지치는 기색도 없다. 논쟁적인 주제에서부터 트로트 운율의 감성에 심취하기도 할 정도로 다양한 영역을 넘나든다. 문화예술·교육·언론을 같은 영역으로 보는 시각도 넓다. 또 아무리 논쟁적인 주제라 하더라도 주저 없이 실어 주는 스카이데일리 신문사의 배짱도 놀랍다.

최근에는 여성 페미니즘에 대해 가차 없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식인 사회에서는 그동안 알고 있었지만 언급했다간 비난의 역풍을 맞지 않을까를 염려해 일부러 논쟁에서 비켜 놓고 있던 예민한 주제였다. 그런 페미니즘의 숨겨진 실체에 대해 조우석은 직격하는데, 페미니즘이 주사파 운동권과 결합한 네오마르크시즘이라고 일갈한 것이다.

“나는 페미를 ‘립스틱을 칠한 마르크시즘’이라고 본다. 페미니즘은 전통 공산주의를 뺨치는 이른바 네오마르크시즘 물결의 일환이며, 가정 파괴와 사회해체를 노리는 비밀병기다.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주사파 운동권과 찰떡궁합이라면 내 말을 믿으시겠나? 현재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대부분이 NL계열 페미니스트이다. 이들을 가리켜 통칭 NL페미라 부른다. 좌파 성향 여성단체들의 상층부 대다수도 그렇다. NL페미의 특징은 반미·반일·친북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이나 좌파 성향 여성단체들 대부분은 ‘반미·반일·친북’에 기울어 있는 NL계열 페미니스트라는 주장에는 우리나라 페미니즘 운동의 실체를 보는 예리한 시각이 실려 있다. 이쯤 되면 각종 여성단체나 야당 국회의원들이 소금 뿌린 미꾸라지처럼 난리를 칠 법도 한데 웬일인지 조용하다. 그렇다고 자인하는 것인지 논란이 커질수록 비판 여론만 키울 뿐이라는 전략적 판단 때문인지 모른 척한다. 조 평론가는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결혼을 기피하거나 출산을 주저하는 이유도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페미니즘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왜 30·40세대의 절반이 미혼 내지 비혼 상태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들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괴물이 바로 페미니즘이기 때문이다. 즉 꼴페미는 젊은 여성들에게 ‘남자란 잠재적 가해자’라고 속삭인다. 그러니 당연히 젊은 남자를 멀리하게 되고, 결혼은 꿈도 안 꾼다. 반면 젊은 남자들은 ‘남자란 잠재적 가해자’란 손가락질 속에 잔뜩 피해의식을 품은 채 가슴에 멍이 들었다.”

그는 백낙청·리영희·조정래 등 세 사람을 대한민국을 퇴보시킨 좌파 문화 권력 3인방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20대에 서울대 교수로 임명된 백낙청을 창작과비평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좌파 계열의 좌장 역할을 해 온 인물로 지목했다. 리영희에 대해서는 문화혁명 시대를 거친 중국을 예찬하며 모택동을 숭배한 친중주의자였다가 모택동이 사망하고 소련이 붕괴되는 것을 보면서도 친북주의자로 돌아선 종북 세력의 원조이자 대한민국에 좌파 이념을 퍼뜨린 이념적 지주 역할을 했다고 썼다. 좌경화된 이념에 물든 소설가 조정래는 ‘한강’ ‘태백산맥’ ‘아리랑’ 등의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를 부정하고 북한 정권의 정당성 부여 등 소설의 무기화를 실행해 온 인물이다.

CJ E&M의 경영을 지휘하는 이미경 부회장·중앙 홀딩스의 홍석현 회장·영화감독 임권택·부산영화제 전 집행위원장 김동호 등 문화예술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거나 원로 대우를 받고 있는 인물들의 이면도 해부한다. 이미경 부회장은 조부 이병철 회장이 강조했던 문화보국 정신을 계승한다고 하지만 정작 좌파 영화인들의 기반이 되었고 제작하거나 배급한 영화들 중에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좌파 이념을 찬양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CJ가 좌파 영화인들의 온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홍석현 회장은 중앙일보와 JTBC 방송을 통해 대권 꿈을 꾸는 야심가로 분류한다. 임권택이나 김동호는 영화계를 벗어나 문화 예술계의 원로 대우를 받지만 지조 없이 보신주의로 처세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조우석은 1980년대부터 서울신문 기자를 거쳐 세계일보·중앙일보·문화일보 등을 거친 언론인이어서 인맥이 넓고 문화 분야의 각종 이슈에 해박하다. 문제점을 읽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기자 시절 몸에 익힌 주제를 정리하고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는 역량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다. 문화예술계를 가리켜 좌편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을 자주하지만 그런 가운데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파이터다.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반미·반일을 주장하는 친북·친중 이념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중심을 지켜 나가는 조우석의 활약은 빛난다. 주장의 핵심은 지식인의 ‘지식 혁명’으로 모아진다. 더 많은 조우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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