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韓대행 탄핵’은 초법적 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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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법률에 명시된 규정 없어… 법조계 “법적 근거 없다”
7월 방통위장 탄핵 시도 때도 법적 근거 없자 개정안 만들어
민주당 탄핵 처리 강행 시 여야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5 18:03:35

국회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권이 법에 없다는 점을 민주당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 논란이 여야 간 격렬한 권한쟁의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 대행에 대한 탄핵 논란은 법적 근거와 정치적 명분 모두에서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법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탄핵소추안이 강행될 경우,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은 물론 국민 여론의 심각한 분열도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26일로 연기했다. 이는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후보 3인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지 여부를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26일을 한 대행이 탄핵을 피할 마지막 기회로 규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론에 따라 즉시 탄핵안을 발의하려 했지만, 국민 여론을 고려해 26일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제시한 한 대행의 탄핵 사유는 △특검법 재의요구권 건의 △계엄 국무회의 소집에 따른 내란 동조 △한동훈 전 대표와의 권력 이양 논의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 미이행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총 5가지다. 다만 탄핵 사유는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 대행은 “법적 논란이 있는 만큼 여야 간 타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를 임명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는 두 가지 주요 법적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 쟁점은 탄핵의 법적 근거다.

헌법 및 관련 법률에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할 수 있다는 규정이 명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강행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크다. 탄핵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 중 하나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받는 엄정한 절차이므로, 법적 근거가 없는 경우 탄핵은 불가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견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이 과거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을 시도한 사례는 이번 논의의 쟁점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월에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다가 상황이 다급해지자 바로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표결 전 직무대행은 자진 사퇴를 했다. 이로써 방통위원 0명이란 초유의 기관 붕괴가 발생했다.

이는 직무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의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민주당이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탄핵 정족수 문제다.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는 재적 의원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기존 법령에 명시된 대상이 아니어서 정족수 해석을 두고 법적 논란을 넘어 정부·여당과 야권 사이에 정면충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4일 “결정권은 의장에게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는 헌법이나 법률이 아닌 국회의장이 정족수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는 초법적 발상으로 비판받고 있다. 다만 국회 입법조사처의 의견에 따라 재적 의원 151석의 과반수 찬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적 논란과는 별개로, 이러한 정족수 해석이 현실화될 경우 민심의 반발과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를 "명백한 헌법 위반"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2분의1 이상의 찬성이 있더라도, 이는 명백한 헌법위반이므로 한 대행은 지금과 똑같이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족수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한덕수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에 ‘직무정지 해제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헌재가 이를 각하·기각·인용 중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국민의힘은 이를 법적·정치적 명분 강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으로 5선 권영세(용산) 의원을 박수로 지명했다. 26일 상임전국위원회를,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우파 시민단체들은 “권영세와 권성동, 쌍권마차가 할 일은 재의요구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온 법안의 통과를 막는 일과 시민사회와 연대한 장외 투쟁을 이끌어 내는 일”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김영 기자 jeb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한덕수 탄핵 # 법적 근거 # 탄핵 정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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