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예견된 사태 도수치료 실손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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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받는 치료가 아닌 실손 혜택이 돼서 받게 되는 치료가 돼선 안 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1-08 10:31:22

이미 몇 차례 언급했다. 비급여 치료의 과잉진료·허위진료가 충분히 의심되고 그로 인해 실손보험이 악용되고 있다는 내용은 필자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주제로 삼고 경고를 해왔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도수치료를 비롯한 대표적인 비급여 치료인 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을 포함해 지급된 실손보험금만 그 규모가 1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 과연 이대로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가. 실로 심각한 실손보험금 누수는 결국 착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금융당국이 정말 강력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수치료로 인한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매년 보상금액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많은 고객과의 상담을 되짚어 보면 도수치료가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고 있다가 보상 가능 여부를 뒤늦게 인지하고 치료를 받는 경우가 꽤나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젠 웬만해선 대부분 가입자가 “실손보험 혜택 가능하니 도수치료 한 번 받는 것이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는 실정이다. 어차피 혜택받으려고 가입한 실손보험인데 한 번 받아보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무조건 잘못됐다고 지적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가입자들의 판단에 기름을 붓는 병원들의 영업행태가 더해지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는 실로 과잉진료와 허위진료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상담 사례만 보더라도 이를 의심케 하는 상황이 정말 많이 있다. 불과 얼마 전 상담이었다. 6세 아이에게 평발이 심각해 보이니 특화된 신발 제작과 도수치료를 같이 해줘야 한다면서 가입한 실손보험 내용을 확인해야 치료계획을 짤 수 있다고 병원에서 이야기했다는 고객 문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정말 의아했다. 비록 필자가 의사는 아니지만 고작 몇 살 되지 않은 아이이고 아직 한참 성장해야 하는데 실손보험 보장 내용 체크부터 하는 이 병원이 과연 맞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께는 현재 도수치료 관련 보험시장의 분위기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고 적어도 한두 군데 병원은 더 가보도록 권유했다. 이후 좀 더 큰 병원을 찾게 됐고 심각한 정도도 아니고 특별히 치료가 요구되지 않으니 꾸준한 관심만 가져주라는 지침을 받게 됐다. 만약 처음에 내원했던 병원의 지침을 따르게 됐다면 이는 과잉진료라고 봐야하는 것일까. 해당 병원의 의사가 무조건 잘못됐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서가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싶다. 실손 보장 내용에 따라 치료계획이 들어간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럼 실손보험이 없다면 치료를 못 한다고 해석하면 되는 것일까.

개인적인 판단일지 모르나 도수치료를 비롯해 문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비급여 치료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자발적인 치료행위보다는 병원의 권유로 인한 자발을 가장한 선택적 치료행위가 정말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과 실손보험 청구에 대해 많이 의논하는 보험설계사라면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많이 심각하다. 고객도 악용하려고 하는 마당에 병원까지 가세해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허위진료는 증거라도 찾을 수 있지만 과잉진료는 정말 그 증거를 찾기가 어렵다. 관절 마디마디 아플 때마다 마사지 받듯 도수치료를 즐기시는 분들이 있다. 어차피 실손보험 보장 대상이니 체외충격파 몇 차례 맞아보겠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 현재 지급되고 있는 보상금액이 이를 뒷받침해 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젠 탁상공론으로는 해결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실손보험의 보장 내용을 지속 변화해 오면서 힘써온 것은 잘 알고 있다. 현재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올해부터 비급여 치료에 대한 할증제도를 도입했기에 앞으로 그 데이터를 지켜보면서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강력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치료란 모름지기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하는 의료행위이다. 의료행위를 가장한 신체의 휴식을 제공하는 마사지로 변질되게 둬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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