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트2기 개혁 드라이브… “2026년 중간선거 전 밀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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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 내정자 와일스 “대변혁 가능한 시간 향후 2년”
정부 ‘효율부’ 수장 된 머스크 “관료주의가 문제”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3 16:05:15

▲ 정부효율위원회 수장으로 임명된 후 민주당 측 비난에 일론 머스크가 엑스 글로 "민주주의에 위협? 아니, 관료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응수했다. 일론 머스크 X 계정

▲ (상단 왼쪽부터 옆으로) 정부효율위원회 수장이 된 일론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 수지 와일스, 국방장관 후보 피트 헤그세스 폭스TV 진행자, '국경 차르'로 이민문제를 총괄한 토마스 호먼 전 이민·세관 집행국(ICE) 국장 대행, 유엔 주재 대사 엘리스 스테파닉 연방하원,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래트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크 월츠 연방하원 의원, 국무장관이 유력한 마르코 루비오 연방하원, 환경보호청장에 임명된 리 젤딘 전 연방하원, '반이민 설계자'로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내정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고문,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다 주지 등 트럼프 정권2기 인선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과 동시에 빠르게 국내외 정책 대전환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수지 와일스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가 예고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 될 와일스 내정자는 11일(현지시간) 공화당 후원자들과의 비공개 모임 ‘록브리지 네트워크’ 행사에서 정부를 대변혁할 기간은 임기 4년이 아닌 다음 중간선거까지 2년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하자마자 전임 트럼프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주요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 금지,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조치를 취소했다. 이에 트럼프는 “취임 당일만 독재하겠다”며 행정명령 무더기 서명을 시사한 바 있다. 환경보호청(EPA) 수장에 리 젤딘 전 연방 하원의원(공화·뉴욕)을 임명한 것은 기후위기론에 기반한 친환경 카르텔에 맞선 트럼프의 입장을 잘 보여준다.

정권 인수팀은 트럼프 자택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꾸려졌다. 경호와 보안 유지에 용이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집권1기 때 관료집단과 공화당 내 네오콘 세력 앞에 좌절한 만큼 트럼프는 주요 보직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공감자들로 채울 것이다. 이른바 국내외 언론이 ‘충성파’라고 표현하는 인물들이다.

남부 국경보안 강화와 함께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체류자 추방 작전을 수행할 책임자로 반(反)이민 강경파 3인이 지명됐다. 이민정책을 총괄할 ‘국경 차르(절대권력자)’에 톰 호먼 트럼프 1기 시절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 국경통제등 사이버안보·테러리즘 위협 수사·자연재해 등을 담당한 국토안보부 장관에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낙점다고 전해졌다.

외교·안보 분야 핵심 진용 구성도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트럼프 2기 첫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미 육군 특전부대(그린베레) 출신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도 눈길을 끈다. 장성 아닌 영관급 출신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례적이다. 유엔 주재 대사엔 트럼프의 대선 재도전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엘리스 스테파닉 연방 하원의원(뉴욕)이 지명됐다.

인선 작업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위해 1억 달러(약 1400억 원) 이상의 정치자금을 쾌척하고 선거운동에 적극 나선 ‘킹메이커’ 머스크의 지난 1주일간 행보가 눈길을 끈다. 첫 정권 인수팀 공식 회의에 참석했으며 트럼프 일가와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이다. 심지어 트럼프가 외국 정상들과 통화할 때 배석했고 차기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경선 관련해 릭 스콧(플로리다) 상원의원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달라진 정치권력 지형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트럼프는 초박빙이라던 7개 경합주를 싹쓸이하며 선거인단 312명(해리스 226명)을 확보해 압승을 거뒀을 뿐 아니라 유권자 일반 투표에서도 해리스를 300만표 이상 앞섰다. 모든 선거구에서 2020년보다 트럼프 표가 늘었고 패배한 곳은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는 지역들뿐이다. 공화당이 상원·하원 모두 장악할 게 확실시되며 연방대법원 역시 보수 우위의 구도다. 트럼프 2기에선 의회나 사법부 견제에 발목잡힐 가능성이 없어졌다.

12일 트럼프는 머스크를 차기 정부의 ‘정부효율위원회’ 수장에 공식 지명하며 기존 정부의 관료주의 해체, 규제 완화, 낭비성 지출 감축 등 연방 기관들의 구조조정 길을 닦아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홀딱 빠졌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를 민주주의 위협으로 몰아세운 민주당 진영을 겨냥해 머스크가 “민주주의에 위협? 아니, 관료주의에 위협”이라며 엑스 글로 응수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유세에서 미 연방정부 예산을 기존 규모(6조7500억 달러)의 약 3분의 1인 2조 달러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테슬라 등 자기 회사에서 한꺼번에 1만 명 넘는 인원을 감축했듯 연방 정부·기관의 총 200만 명 이상의 공무원들 대상으로 대규모 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