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보험료 다이어트도 좋지만 피해야 하는 선택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연재기획

보험료 줄이기에만 집중돼서는 안 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2-18 06:30:30

연말이 되고 연초가 다가오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크고 작은 일들을 다시 해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짜는 것 같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지출항목 줄이기가 아닐까 싶은데 이 중 늘 고민할 수밖에 없는 항목 중 하나가 보험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최근 들어 보험료 재조정을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어려운 경기에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단기적인 지출항목이 아닌 데다 몸이 건강하다면 장기 지출에 해당하는 보험료 지출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기에 문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상담을 진행하게 되면 항상 당부하는 두 가지가 있어 이를 짚어볼까 한다.

먼저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상담해서는 안 된다. 지극히 보험료에만 초점이 맞춰진 상담을 뜻하는 것이다. 한 상담을 예로 들자면 보험료를 현재 20만 원가량 납입하고 있는데 절반 정도의 금액으로 납입을 원하시는 분이 계셨다. 우선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보장에 대한 부분을 분리해 간단히 설명하고 비중을 작게 차지하는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본 후 전체적인 보장 조정을 권유하려고 했다. 하지만 약간 복잡한 부분이 싫으셨던지 그냥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보험료에 맞게 최대한 비슷하게 보장을 구성하면 안 되는지 물어보셨다. 물론 안 될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자칫 너무나 큰 금전적 손실을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적어도 보험에 가입한 지 1~2년 밖에 안 된 상황에서 잔여 납입 기간이 아주 많이 남아있다면 몰라도 10년 정도 보험료를 납입한 상황에서는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는 선택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준 상담이었다.

위 상담사례와 같이 ‘묻지마’식의 보험계약 해지 후 가격에만 맞춰 재가입을 원하는 방식의 상담요청을 생각보다 많이 받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항상 납입기간 고려, 납입하게 되는 전체 보험료, 해지환급금의 유무 등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 아주 신중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보험료를 줄이는 것도 좋지만 단기적인 리스크(보험료지출) 감소에만 집중하는 선택은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이는 결과를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갱신형 보험을 선택하는 부분에 대해서 지적하고 싶다. 비갱신형 보험과 갱신형 보험에 대한 차이점을 명확히 알아야 하고 아주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큰 고민 없이 플랜을 제안하는 보험설계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자세한 설명도 없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갱신형 보험을 선택한다면 자칫 중장년층의 나이가 되거나 은퇴 후 시점이 됐을 때 갱신으로 부담스러운 보험료를 떠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갱신형 보험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가입하는 보장이 질병 위주로 구성이 돼있고 우리가 흔히 가입하는 암·뇌·심장과 관련된 진단금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 해당 상품은 추후 부담스러운 보험료 인상이라는 걸림돌을 만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 때문에 20년 내외의 납입 기간으로 설정이 되는 갱신형 보험에 대한 위험성을 과거 다른 기고문에서도 경고하며 짚어준 적이 있다. 충분한 고민을 하고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갱신형보험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인 만큼 지금보다는 시간이 흐르고 난 뒤를 고려해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보험료를 더 지출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는 정말 100명 중 1~2명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즉 대다수 분들께서 보험료 다이어트를 원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지출은 늘어나고 수입은 같거나 늘어난다 하더라도 늘어나는 지출에 비해 그 상승폭은 크지 않기에 대부분 보험료 절감을 원하시는 것 같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의뢰받은 부분을 해결해드리려 하지만 앞서 거론했던 두 가지만큼은 원칙을 가지고 충분히 이해가 되도록 설명하려고 한다.

쉬운 길을 두고 왜 어려운 길을 가냐고 혹자는 이야기 하지만 보험설계사가 쉬운 상담을 선택하는 순간 보험을 가입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먼 훗날 후회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설계사가 필자와 같은 생각일 수 없고 같은 방식의 상담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인 만큼 보험료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적어도 보험료 줄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앞선 두 가지 정도는 심사 숙고해서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