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기 상원 외교·군사 위원장에 한미동맹 중시 對中봉쇄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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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韓·對北 정책에 영향력 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
내년 1월3일 출범하는 상·하원 모두 공화 다수당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7 08:10:15

▲ 차기 미 상원 군사위원장에 유력한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공화). AFP=연합뉴스

▲ 차기 미 상원 외교위원회를 이끌 것으로 보이는 짐 리시 의원(아이다호·공화). AP=연합뉴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던 미국 의원들이 내달 3일 출범할 차기 상원에서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한·미 관계와 대북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직위라 주목된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맡게 될 존 튠 의원(사우스다코타)은 20일(현지시간) 의회의 상임위원회 배정을 발표하면서 짐 리시 의원(아이다호)을 외교위원회에,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을 군사위원회에 배치했다.

리시·워커 두 의원은 현 의회에서 각 상임위의 공화당 간사를 맡고 있다. 그래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얻게 될 차기 상원에선 각각의 상임위 위원장 선출이 매우 유력하다. 그간 행보로 보건대 두 사람 모두 한국과 대만의 지정학적 가치를 잘 아는 인물들이다. 입을 모아 미국이 북핵 위협을 억제하려면 한국에 현재 제공하는 확장억제(핵우산)만으론 부족하다며 한반도 남쪽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주적을 중국으로 규정한 전제에서 나올 수 있는 주장이었다.

지금 상원 구도가 민주·공화·무소속(민주당 경향) 48:50:2석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의장이므로 사실상 민주 51석 상태지만 다음달부터 45:52:2(외 미발표1)로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이 차지한다. 총 435석인 하원에 비해 상원은 총 100석이며 동수일 때 당연직 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인류 최초 왕 없는 나라(공화국)’로 출발한 미국이기에 포퓰리즘으로 흐르기 쉬운 하원을, 상원이 서유럽 역사 속 원로원 내지 귀족원처럼 균형추 역할을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의 기각·인용 여부 역시 상원에서 결정한다.

트럼프1기 때 두 차례의 탄핵 당시 상원에서 각각 기각·각하됐다. 상원은 임기가 하원의 세 배나 되고 스스로 은퇴하지 않는 한 사실상 종신직인 경우가 많다. 상원·하원 임기 년수(6년·2년) 차이로 인해 내년 1월3일부터 열릴 차기 미 상원·하원이 각각 118대와 119대째다. 의회 상임위원장 자리는 다수당 몫이며, 통상 해당 상임위 활동 기간이 가장 오래된 선임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맡긴다.

3선인 리시 의원은 상원 외교위 간사(2019∼2020년)와 외교위원장(2021∼2022년)을 지내 성향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중국 봉쇄를 위해 대만 방어가 강화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 왔기 때문이다. 다만 그를 네오콘 수준의 대외 개입 추구자로 볼 근거는 없다. 지난 4년 도널드 트럼프가 꾸준히 공화당을 일구며 네오콘 세력에게 ‘이름만 공화당(RINO)’ 낙인을 붙여 선거를 통해 퇴출시킨 상태다. 트럼프1기 시절 안보보좌관이던 존 볼턴처럼 네오콘의 트럼프 악담은 여전하다.

리시·위커 모두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투자를 해 온 자본가들이나 군산복합체들과의 이해관계가 파악된 바 없다. 우크라이나 지지를 말한다 해서 리시 의원이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주장해 왔다는 식 설명엔 어폐가 있다. 위커 의원 또한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왔으며 중국에 강경하다. 공군 예비군 중령 출신인 위커는 2008년 보궐선거로 상원에 입성했으며, 지난달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승리해 4선 의원이 됐다.

위커는 짐 인호프 의원(공화)의 은퇴 후 2023년부터 군사위의 공화당 선임 의원으로 활동해 왔다. 5월 미 국방력 강화를 위해 국방 예산의 550억 달러(약 75조 원) 증액 계획을 공개하면서, 그 일환으로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핵무기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시해 중국과 북한을 긴장시켰다.

위커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현실의 외교적 해법에 회의감을 표하며 미국이 핵 공유 협정과 전술핵 재배치 등 한반도에서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그는 심의 중이던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이런 내용을 반영하려 했지만 상원에서 최종 합의한 법안엔 포함되지 못했다. 공화당 우세의 차기 상원에선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리시도 같은 달(5월) ‘군비 통제와 억제력의 미래’ 청문회에서 “아시아 지역 확장억제가 특히 약하다”며 확장억제 강화 방안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주문했다. 그는 “유럽과 달리 이(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핵무기를 전부 철수시켰다”면서 “동아시아 동맹들은 중국·러시아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백 개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진행 중인 북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동맹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핵무기를 이 전구(戰區)에 재배치하기 위한 옵션들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 사안의 논의를 금기시해선 안 된다. 적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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