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악법’ 또 단독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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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악법’ 또 단독 처리

공청회도 없이 민주당 일방 독주… 여, 제정법 절차 위반 “거부권 발동해야”
조배숙 "반인권적 국가범죄라는 말 속에 치안과 국방 체계 무너지는 위험 도사려"
‘국가범죄 공소시효 배제’ 강행

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1 08:22:15

▲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31일 본회의에서 ‘반인권적 국가범죄 공소시효 배제법안’을 여당의 반대 속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공무원이나 군이 직무 중 인권을 침해하거나 이를 은폐·조작한 행위를 반인권적 국가범죄로 규정하고, 해당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와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모두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미 발생한 범죄에도 소급 적용할 수 있어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법안 주요 내용과 논란

법안은 검사·경찰수사관 등이 사건 조작 목적으로 증거를 위조하거나 은폐하는 행위,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 군 지휘자가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하는 행위 등을 ‘반인권적 국가범죄’로 규정한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법조계는 이 법이 오히려 사법 체계와 공무원들의 직무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반인권적 국가범죄라는 자극적 표현에 가려 이 법안이 가진 의도와 폐해를 간과해선 안 된다”며 “이 법은 충분한 논의 없이 야당 주도로 졸속 처리됐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특히 이 법이 △ 적용 대상 시점에 제한이 없어 과거 사건까지 포괄할 수 있는 점 △ 직무 중 발생한 사건 은폐 행위를 규정하는 불명확한 개념이 범죄 범위를 무한히 확장시킬 수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결국 수사기관 공무원들이 보복성 고소·고발의 대상이 되어 치안과 국방 체계가 무너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은 당론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했으며, 국민의힘은 이를 ‘악법 중 악법’으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가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수사 기관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피해자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라고 반박했으나,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수사기관과 군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를 심각히 훼손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수사 공무원이나 군 공무원을 잠재적 범인으로 취급하는 것이고 마약범에게도 공소시효가 있는데, 공소시효도 없고 심지어 소급적용까지 한다는 것은 대통령제 국가에서 행정권과 대통령 권한을 왜곡시키는 입법 독재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의 요구 여부 주목

법안 통과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 요구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은 헌법 정신에 반하고, 공무원과 군인의 직무 수행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며 재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법이 가져올 실질적인 혼란과 역효과를 우려하며, 추후 헌법재판소 심판이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영 기자 jeb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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