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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국 경제가 을씨년스럽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수 부진에 ‘우리 경제의 뇌관 ‘가계부채’가 겹치고 있다. ‘보편 관세’의 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도 우리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설상가상 탄핵정국과 악재가 맞물린 상황에서 마땅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당장 부동산 거래는 식어 가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뇌관’이 터질 위기에 놓이면서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금융업계 부실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은 바 있는데 그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로 잘 알려진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서 벗어난 지 5년 2개월 만이다. 2023년 말 태영건설에 이어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중견 건설사마저 어려움에 부닥치면서 건설업계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기준 428.75%를 기록했다. 적정 수준으로 평가하는 100~200%를 훌쩍 넘은 수치다. 문제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진정되는 듯했던 ‘부도 공포’가 다시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신동아건설이 짓고 있는 아파트 현장이 대부분 ‘공동 시공’인 경우가 많아 다른 중견 건설사들에까지 전이될 위험이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PF 관리에 힘을 쓰고 있음에도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금융권의 대출 잔액이 135조 원을 넘어선 데다 연체율도 2%를 넘어서는 등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위험하다. 금융업계와 나이스신용평가사에 따르면 PF 부실로 제2금융권인 증권사·캐피털·저축은행의 손실이 최대 13조8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전체 PF 대출 잔액 135조 원의 절반 이상인 70조 원이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해 부도가 난 건설 업체는 모두 30곳으로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9곳 늘어난 수치다. 부도 건설업체 수는 2021년 12곳·2022년 14곳·2023년 21곳·2024년 30곳 등 4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부도 업체의 83%(25곳)는 지방 소재 건설사였다.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경쟁력이 약한 지방 건설사부터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작년에 부산에서만 무려 6곳의 건설 업체가 부도가 났고, 경기와 전남에서도 각각 4곳이 부도 처리됐다. 서울에서는 전문건설업체 1곳이 부도가 났다.
PF 부실의 최소화를 위해선 건설사와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건설사는 PF 사업 여부를 결정할 때 사업성과 리스크를 판단하는 ‘검증 기준’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지급보증 규모와 사업성을 재검토한 뒤 PF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면 선제적으로 포기하는 게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
회생 불가능한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 다만 정부는 부동산 PF 문제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안전망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PF 대출이 건설사의 보증이 아니라 원래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하는 사업성을 평가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제도 개선에 힘쓰길 촉구한다.
당국은 규제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 시장이 살아나면 PF 부실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리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가 여전히 높고 경기 위축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다. 따라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금융감독원·지방자치단체 등 범정부 차원의 모니터링을 하고 리스크 요인을 줄여야 한다. 높은 PF 연체율이 금융 부실과 경제위기로 이어지는 악의 고리를 끊는 예방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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