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자 촉진과 혁신성장 패러다임 구축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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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총부채 중 가계 부채 37%… OECD 평균은 27%
가계 부채가 한국 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 우려
경제성장 통해 GDP 키우는 게 불안 해소할 방안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5 00:02:01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정부·기업·가계의 빚을 모두 합한 국가 총부채 6033조 원 중 가계 부채가 37%(2246조 원)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선진국들은 총 부채 중 가계 부채 비율이 평균 27%에 그친다. 우리가 지나치게 높다. 가계 부채는 정부·기업 부채보다 소득과 자산 가격의 변동에 더 취약하다.

한국의 가계 부채 총액은 2011년에 1000조 원을 넘어선 이후 우상향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월 말 현재 105.6%다. BIS가 선진 국가·지역으로 분류한 11곳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22.1%p 급등했다. 10년 동안 상승 폭이 OECD 주요 선진 국가·지역 중 가장 높다. 이 기간 동안 영국(-10.2%p)·미국(-8.9%p)·유로 존(-7.9%p) 등은 가계 부채 비율이 오히려 줄었다. 가계들이 부채의 절대 규모를 줄였거나, 경제성장 속도가 가계 빚의 증가 속도를 앞섰기 때문이다.

기업 부채는 향후 기업 활동에 따라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는 투자로 볼 수 있지만, 가계 부채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계 부채 증가가 훨씬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경기침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정설이다.

가계 부채 비율이 높으면 금융위기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가계 부채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금융위기의 한 원인이 돼 실물 부문에 큰 충격을 주었다.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 사례이다. 미국은 2000년대 초 70% 이하의 안정적인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중을 유지했으나, 그 후 서브 프라임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가계 부채 비중이 2007년 4분기에 99.1%로 정점을 찍었다. 결국 미국은 2008년 9월 투자은행 리먼 사태에서 촉발된 대규모 금융위기를 겪었다.

가계 부채가 다시금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더 이상의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긴축 기조와 부동산경기 부진 여파로 감소하던 가계 부채는 최근 들어 완연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규모 증가폭보다 가계 대출 오름폭이 더 커지면 한은은 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그러면 수출부진과 내수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된 실물경기의 회복이 더 요원해 질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의 가계 부채는 변동금리 비중(76.4%)이 높다. 금리인상 시 상환 리스크가 가중된다. 가계 부채 부실화를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의 부채 방어력‘을 확충시켜야 한다. 부동산 등 자산시장 안정화도 필요하다.

가계대출 관리 방안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DSR 규제가 강화되면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제2금융권 등 다른 고금리 대출이 크게 증가한다. 다중 채무자, 저소득·저신용 채무자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정책 내 디테일 간 상호충돌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에 결부된 DSR 규제 완화는 가계대출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가계부채 발(發) 금융위기 및 실물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효율적 방안은 경제성장을 통해 GDP를 키우는 것뿐이다. 땀과 눈물 그리고 절제를 수반하지 않는 성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해 투자를 촉진시켜야 하고 혁신성장의 패러다임 구축이 긴요하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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