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보이는 면세업계 불황… 폐점·구조조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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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신세계·롯데 등 시내점 철수
면세점 4사 작년 2776억 원 손실
희망퇴직 등 전면적 구조 개편 돌입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3 10:17:39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사드 보복에 이어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겪은 면세업계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황 부진을 겪는 면세점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2020년 문을 연 시내면세점 등 동대문점을 7월 폐점할 예정이다. 무역센터점도 매장을 축소하고 공항 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면세점 측은 “중국 시장 및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며 “경영 상황 개선과 적자 해소를 위해 효율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내면세점 철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2022년 코엑스 시내면세점을 폐점했고 작년 6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이후 국내 최대 시내면세점인 잠실 월드타워점의 영업 면적도 줄였다. 신세계면세점은 1월 부산 센텀시티점 문을 닫았다. 두 회사는 희망퇴직을 받으며 인력 감축에도 나섰다.

면세점업계가 불황을 겪는 이유는 2016년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과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치며 본격화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긴 했지만 단체 관광객 중심의 대량 구매 구조 대신 개별 관광객 비중이 늘면서 구매 단가가 낮아졌고 면세점 매출에 타격을 줬다. 최근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젊은 층이 많아졌고 이들은 면세점보다는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같은 시내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현재 ‘올리브영N 성수’의 매출에서 해외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달한다. 다이소 역시 작년 해외카드 결제 금액이 전년보다 50%, 결제 건수도 42% 증가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면세점을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도 감소 추세다. 2월 외국으로 떠난 내국인 관광객은 262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지만, 면세점을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144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이 때문에 면세점업계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작년 롯데면세점(1432억 원)·신라면세점(697억 원)·신세계면세점(359억 원)·현대면세점(288억 원) 등 주요 4개 면세점의 영업손실 합계는 총 2776억 원에 달한다.

업계는 단체 관광객 유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3분기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을 예고한 상황이다. 고부가 비즈니스 단체(MICE) 유치에 주력하거나 외국계 여행사와의 제휴를 확대하는 등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체 관광객은 개별 관광객보다 구매 단가가 높아 실적 반등을 위한 핵심 수요로 꼽힌다.

면세업계는 환경 변화에 맞춰 전략을 바꾸고 있다. 그동안 단체 관광객 위주로 영업했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포상 관광 및 콘퍼런스 참가(MICE) 등 비즈니스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에도 무게를 두는 추세다. 시내면세점도 줄이고 개별 관광객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