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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445] ‘백수’ 유감
최태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16 06:2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퇴직하고 백수가 되니 사람들은 필자가 엄청 한가하게 세월을 보내는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현직에 있을 때보다 훨씬 일이 많아진 것은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다. 아마도 한국어교수 1세대라 부르는 곳이 많아서인 것 같다. 글도 매일 쓰고 강의도 4군데, 칼럼도 쓰고 주간지와 월간지에 한국어 관련 글도 보내야 하고, 동영상도 찍고, 한국어(한문) 교육 자원봉사도 해야 한다.
 
백수(白手·한 푼도 없는 처지에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가 되었는데, 백수 생활이 그립다. 필자는 1982년도에 태능중학교에 부임한 이후로 단 하루도 백수 생활을 해 보지 못했다. 친구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한다. 퇴직할 때는 해외 여행·국내 여행 등 많은 꿈을 꾸고 기대했는데, 어쩌다가 이리 바쁜 생활을 하게 되었을까? 투덜투덜….
 
백수로 백수(白首·아흔아홉 살)하고 살면 좋은데,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그것도 꿈인가 보다. 백수(白首)가 다 되었는데 염색으로 감추고, 백수(百獸)의 왕인 호랑이 노릇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백수(伯嫂·큰형수)는 필자 보고 제발 백수(白鬚·흰 수염좀 깎으라고 난리다.
 
우리말은 참 한자어로 된 동음이의어가 많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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