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 파병 인정…군사동맹 넘어 ‘혈맹’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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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러 영토 해방에 공헌…전략적 동반자 조약 실질적 이행”
러, ‘전장 주도권 회복’ 성과…“군사·정치 협력 확대 될 듯”
“김정은 위원장, 6월 19일 북러 조약 1주년 방러 가능성 높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9 13:21:52

▲ 지난해 6월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PA=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8일 러시아 전장에 군대를 파병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처음 인정했다. 26일 러시아 정부가 북한군 참전 사실을 공식 발표한 데 이은 양국의 공식 인정이다.

북한의 파병 공식화 담화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한 특수작전군 기여 발언만으로도, 북한은 전략적 목표로서 ‘혈맹 과시·대내 결속 등’를 달성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안보연구실 연구위원은 스카이데일리에 “북·러 조약 제4조에 따라 북한군 파병 결정이 이뤄졌으며,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현 전선을 기준으로 추가 파병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 조약은 양국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당할 경우, 다른 한쪽이 유엔 헌장 51조에 따라 군사 지원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이번 파병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역시 북한군의 파병에 대해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하며, 양국의 ‘혈맹’ 관계를 강조했다.

전날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보낸 서면 의견문을 통해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에 참전한 무력 부대들은 러시아 영토를 해방하는 데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파병이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그 이행의 가장 충실한 행동적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의 군사 활동이 러시아 경내에서 이뤄졌음을 명확히 하는 한편, 북·러 간 맺어진 전략적 동반자 조약의 실질적 이행임을 부각했다.

이를 두고 두 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북·러 조약 체결 1주년인 6월 19일 무렵에 러시아를 단독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김 위원장의 방러나 북한군의 러시아 열병식 파견 징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이미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사실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특수작전군 기여 발언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위원은 “김 위원장 방러나 열병식 파견 없이도 북한군 파병 공식화를 통해 북한이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며 “특히 러시아가 상징적 요충지인 쿠르스크를 북한군의 지원으로 완전 탈환함에 따라, 북한은 러시아 내에서 전략적 지위를 크게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북·러 관계는 혈맹 수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군사기술 이전과 같은 점진적 군사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북한은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과 무기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군사정찰위성 기술 이전 등 첨단 군사기술 협력도 진행 중이다.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두 위원은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정밀 유도·항공기 개량 및 조립·레이더 감시·조기경보 기술 등을 이전받아 한반도 군사 균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또한 북한군의 추가 파병과 군사기술 협력 확대는 북러 군사동맹 수준으로 관계가 격상된 징후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쉬쉬하다 이제와서 공식 인정한 배경에는 전략적·정치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북·러 혈맹 관계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면서도 국제사회 향한 공동 전략적 메시지 전달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은 “북한군 참전병의 법적·정치적 지위 확보가 가장 최우선으로 파병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자(1월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북한군 사례 포함)에 대한 국내외적 논란을 잠재우고, 향후 추가 파병 시 병사들의 사기를 고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 또한, 종전 국면에서 우크라이나와 비공개 평화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전장 주도권 회복’이라는 성과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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