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 빅테크 벌금 부과 “사실상 과세” 비판… 합의 이행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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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불법 콘텐츠 감독 요구… 미 기업 부담 증가
공동성명 지연… 유럽산車 관세 27.5% 유지 중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8 16:33:30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무역 협상 결과에 합의한 후 악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공동성명이 늦어져 EU의 디지털법을 미국에서 문제삼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AFP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 관련법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주목된다. 양측이 지난달 27일 무역 합의 타결 후 아직 공동성명 발표를 못한 주요 원인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당국자들은 ‘비관세 장벽’(관세 외 수단의 수입 제한 조치) 용어에 대한 양측 이견이 공동성명 지연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미국은 EU 측의 양보 가능성을 열여두려 한 것이라고 짚었다.

2022년 도입된 EU의 디지털 관련법이 미 빅테크들을 향해 혐오표현이나 아동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가 자사 플랫폼에서 확산하지 않도록 적극 감독하게 규정한다. 또 2023년 5월 유럽 데이터보호위원회(EDPB)는 페이스북에 일반데이터보호(GDPR) 규정 위반 명목으로 12억 유로(약 1조3000억 원) 벌금을 물린 바 있다. 모회사 메타가 사용자 데이터를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EU의 GDPR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작년 12월 GDPR 보안 사고 벌금 2억 유로(약 2600억 원)는 페이스북 일부 기능의 취약점으로 사용자 계정 데이터가 수백만 명에게 노출됐다는 이유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선 미 기업들에 대한 EU의 이런 벌금 부과를 ‘사실상의 과세’라며 비판해 왔다. EU와의 관세 협상 국면에서도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한다고 날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자는 “무역 파트너들과 대화에서 디지털 무역장벽을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며 EU가 초기 합의 당시엔 문제 해결에 동의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EU는 ‘완화 불가’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앞서 빅테크 규제가 미국과의 무역협상 테이블에 올랐다는 관측조차 부인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대부분 품목 관세 15％’에 합의한 상태였으나 공동성명 지연으로 관련 후속 조치가 순조롭지 않다. 15%로 즉각 인하하기로 한 자동차 관세도 아직 27.5％ 그대로다. 미 당국자들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부과될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관세 조정이 상대국 측과의 공동성명 확정 이후에 적용될 것이라고만 답하고 있다.

‘관세 인하 시점을 정확히 제시해달라’는 미국 측 요구 역시 공동성명 지연의 또 다른 이유라고 EU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국은 케첩과 비스킷·코코아·콩기름 등 자국산 제품이 언제쯤 더 나은 시장 접근권을 얻게 될지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으나 EU로선 27개 회원국 각각의 내부 승인 절차가 있어 정확한 일정을 답하긴 무리라는 것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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