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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방송사 아침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어휘가 낯선 게 계실 것 같아요”라는 표현을 했다. 상당히 유명한 아침 방송인데 이런 표현을 해도 되는가 싶은 생각이 들어 속이 상했다. ‘계시다’라는 말은 ‘있다’의 높임말로 사람에게만 쓰는 용어다. 어떻게 ‘어휘’가 계실 수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녹화 방송이었으면 편집했을 것이나 생방송이라 그냥 전파를 탄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해도 아나운서는 특별히 언어 생활에 조심해야 한다. 언젠가 우리 학교에서도 “총장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고 해서 필자가 메일을 보내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말씀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의 젊은이들도 제일 어려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존대법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커피 나오셨어요”라고 할까. 손님에게 잘못해서 혼나는 것보다 무조건 다 높이는 것이 편하다는 것이 그들의 반론이다. 우리말이 국적이 없어지는 것 같아 몹시 슬프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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