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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옷 가게를 둘러보던 한 고객은 불쾌감을 감출 수 없었다.
매장에 진열된 제품 가운데 취급법을 알 수 있도록 옷감 안쪽에 품질 표시 라벨이 부착된 건 10벌 중 단 2·3벌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과 개인 편집숍 등에서 판매되는 옷은 흔히 정확한 사양이며 제조사 등 출처를 알 수 없어 부르는 게 곧 값이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제품에는 반드시 소비자가 구매 시 그 제품이 만들어진 출처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표시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제품 설명서나 품질보증서 등의 표시 및 식별 정보 같은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다수 상품이 이러한 핵심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제품의 생산지 못지않게 판매처의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시장 물건’이나 ‘백화점 물건’으로 구분 짓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제품은 각각 그 나름의 매력으로 소비자에게 선택받는다. 이때 구매의 선택 기준이면서 고려 사항이 되는 가격에는 그 제품이 지닌 가치가 반영돼 있다.
문제는 제품의 가치를 확증할 수 없을 때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제품을 구매하고 매장을 나온 뒤 이상이 생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판매자가 책임을 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지적도 나온다. 품질은 가격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품질 부문은 물품의 가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물건의 가치 외에도 가격이 책정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공정한 가격 책정을 위한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 가격이 판매처인 가게 하나 건너 1만 원대로 차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제품을 사들인 바로 다음 날 판매처나 제조사가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면 판매가는 구매 시점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책정되어야 할 제품 가격이 판매처에 따라 편차가 커서 들쑥날쑥한 데다 할인행사 등의 변동성 또한 높은 만큼 소비자는 공평하지 못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최소한의 공평성조차 담보하지 못하다 보니 이와 관련한 객관성 및 형평성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엔 유통과 판매 채널이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할인마트·슈퍼 체인·편의점·독립 슈퍼·일반식품점 등으로 다각화되어 있다. 유통 채널의 규모가 거대화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거나 승리하기 위해 각 유통사 또는 판매처에서 가격을 차별화해 묘수를 두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악수로 작용하는 셈이다.
최근 전통시장에 물건을 사러 간 한 소비자는 “다리품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제품에 정가가 없어 매기는 게 곧 값인 시장에서는 입김에 따라 가격이 오락가락하는 탓에 발품을 조금이라도 덜 팔기라도 하면 시장 내의 평균 물품가에 웃돈을 얹어 구매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막상 제품을 구매한 다음 할인판매라는 명목으로 가격이 두 동강 나 버리는 경우 또한 빈번하다는 것이다.
어떤 제품의 가격이 높게 매겨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제품이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가격 책정의 절차가 합리적이지 않다면 제값을 주고 물건을 사는 사람만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요즈음 소비자들이 마주하곤 하는 시장의 현주소다.
‘제아무리 비싼 물건은 비싼 만큼 제 값어치를 한다지만…’ 제품 가격 책정에는 그에 합당한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그 책정된 가격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원산지이며 원료·재질 등을 표기한 라벨 정도는 붙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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