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사건 속도전… 대장동 사건은 ‘대선 코앞’ 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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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선거법 사건 첫 기일 이틀만에 속행
대장동 재판부, 5월13·27일 공판기일 지정
정치권, ‘사법리스크’ 李 발목 잡을지 주시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3 14:48:02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판기일을 5월13일과 27일에 각각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1대 대선은 6월3일 열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법원은 23일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전원합의체 속행기일이 24일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22일 대법원이 이 의원의 선거법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첫 기일을 진행한지 이틀 만에 속행하는 셈이다.

전원합의체는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소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해서 대법관 12명(법원행정처장 제외)이 심리하는 재판 절차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 중인 노태악 대법관은 이해충돌 우려에 따라 회피 신청을 했다. 선거 관리 업무를 맡는 선관위원장이 선거법 사건을 심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에 해당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같은 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국토교통부 압력에 의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용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발언들을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 발언’으로 보고 이 의원을 기소했다.

지난달 26일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혐의들이 전부 무죄로 뒤집혔다. 검찰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22일 대법원은 이 의원의 상고심 사건을 오경미·권영준·엄상필·박영재 등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 2부에 배당했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곧바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 회부에는 재판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조 대법원장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법조계 등에서 나왔다. 정치권은 6월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올지 여부를 주목 중이다.

대선 전 대법원 선고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선거법 사건은 1심은 6개월, 2·3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선고를 내려야 한다는 ‘6·3·3 원칙’을 따라야 한다. 이를 준수한다 해도 상고심 선고 기한은 6월26일이다.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다 해도 해당 판결이 파기환송심을 거쳐 확정되려면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민주당은 공정한 재판을 요구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23일 “선거법 (선고) 결과에 따라 우리 당이 직접적 영향을 받는 사건이다. 상고심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기각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유죄 확정 시 민주당은 20대 대선 선거보조금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6월 3일 전 선고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희석 전 선임대변인은 23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6월3일 대선 전에 뭔가 결정이라도 내는 게 법원 입장에서는 국민들 신뢰를 계속 확보하고 아마 이런 생각을 한 걸로 보인다”며 “6월3일 전에 파기환송이든 뭐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이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이후 유죄가 확정되면 대선이 또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나 의원은 “지금 유권자들이 마주한 선택지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 아닌 ‘어대선(어차피 또 대선)’”이라고 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 중이다. 여기에서 ‘소추’가 기소만을 뜻하는지 재판 진행까지를 포함하는지를 두고 정치권·법조계 해석은 엇갈린다. 이 의원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진행 중인 재판은 정지되는 게 다수설’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2일 이 의원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공판에서 “여러 고민을 해봤는데 기존 지정된 기일대로 진행하겠다”며 5월 13일과 27일을 공판기일로 잡았다. 5월 23일을 기일로 추가해달라는 검찰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8일 공판에서 재판부는 5월 재판 일정을 잡으면서 23일을 제시했다. 피고인들 측이 당일 다른 사건 재판이 잡혀있다고 함에 따라 13·27일을 기일로 지정했다. 검찰은 15일 공판에서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23일 (이 의원 등에게) 재판 일정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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