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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형 싱크홀 사고 예방을 위해 지반탐사 예산을 편성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탐사에 사용되는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는 최대 탐지 깊이가 2m 안팎에 불과해 깊은 지하 위험 요소를 사전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규모 굴착공사 인근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을 예방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지반탐사 장비 구입 및 지원을 위한 22억7300만 원을 편성했다. 이 중 13억6000만 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도로 지반탐사 지원에 9억1300만 원은 국토안전관리원의 차량형 지반탐사 장비 구입에 배정됐다.
문제는 이번에 구매하려는 차량형 GPR 장비가 탐사 가능한 깊이가 2m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GPR은 땅속에 전자파를 쏘아 내부 상태를 파악하는 장비로 상하수도관처럼 지하 3m 이내 구조물의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지하 10m 이상 깊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싱크홀 위험은 사실상 감지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올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 모두 사고 발생 3개월 전에 차량형 GPR을 활용한 사전탐사가 실시됐지만 아무런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현재 사용되는 GPR은 깊은 지하구조물 건설이나 대규모 굴착공사로 인한 지반침하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최대 20m까지 탐사가 가능한 ‘장심도(長深度) GPR’ 도입을 검토했지만 기술 신뢰성 문제로 올해 초 도입이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사고로 다시 장심도 장비 도입을 재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추가 장비 구매만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대형 지하공사 전 정밀한 지반조사를 의무화하고 공사 과정에서도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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