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보안 여전히 구멍… 월패드 해킹 위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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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파트 단지 현장서 여전히 해킹 취약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7 13:18:48

2021년 월패드 해킹 사건 이후 홈네트워크 해킹 위험을 낮추기 위해 세대와 단지 네트워크를 분리하는 규정이 도입됐지만 실질적인 보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신축 아파트를 점검한 결과 네트워크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해킹에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현장 감리 강화와 보안 체크리스트 제도화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월패드는 아파트 세대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 패널로 현관 출입 통제‧CCTV 확인‧냉난방 제어 그리고 단지 공지사항 전달 등 홈네트워크의 핵심 장비이다. 하지만 이 장비가 해킹될 경우 가정 내 사생활 영상 유출 및 단지 전체 네트워크 침투의 통로로 악용될 위험이 크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가 신축 A 아파트를 점검한 보고서를 17일 분석한 결과 월패드와 단지 서버 간 네트워크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지 서버와 세대 간의 일부 구간만 분리됐고 경비실 단말기와 로비폰이 여전히 단지 서버와 연결돼 있어 해킹 위험에 노출된 상태였다. 또한 주차 관제‧출입 통제‧CCTV 관제 등 공용부 네트워크와 단지 서버가 분리되지 않은 것도 보안 우려를 더했다.

현재 정부는 2022년 7월 이후 사업 승인을 받은 공공주택부터 네트워크 분리 기술 기준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점검 결과는 선제적으로 기술 기준을 적용한 아파트에서도 해킹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홈네트워크가 보안 규정을 준수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체계적인 체크리스트와 현장 감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 관계자는 “네트워크 구성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준공 도서에 이를 기록하는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홈네트워크 해킹으로 사생활 유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규칙에는 건축물 시공 상태 평가 항목에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기준이 빠져 있어 보안 문제가 발생해도 명확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 또 홈네트워크 설계 과정에서 보안 전문가가 아닌 전기 시공 전문가가 설계를 맡는 관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정보통신 전문가 활용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이를 법제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업계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단지 네트워크와 세대 네트워크가 완전히 분리된 상태에서 준공이 이뤄지도록 감리 제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보통신 전문가가 설계와 시공에 참여해 보안성이 충분히 확보된 홈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