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공수처 서로 출석 요구… 尹 조사 자체 불응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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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공수처, 경쟁적으로 尹에 출석 요구
檢 출석 무게… 조사 자체 불응할 수도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6 13:34:37

▲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에 도착하고 있다. 이날 공수본은 윤석열 대통령 출석 요구서 전달을 위해 대통령실을 방문했지만 전달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 출석을 중복 요구했다. 윤 대통령이 어느 곳을 택할지 정치권 시선이 집중된다.

경찰·공수처·국방부가 함께 하는 공조수사본부(공수본)는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및 한남동 대통령 관저 등에서 윤 대통령 출석 요구서 전달을 시도했다. 공수본 관계자는 “대통령비서실이 ‘대통령 직무 정지 상태에서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는 게 비서실 업무인지 판단이 안 된다’고 해 관저로 이동한 뒤 출석 요구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수본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대통령실 청사에 수사관 등 4명을 보내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다. 비서실 측이 난색을 표하자 관저로 이동했다. 출석 요구서에는 윤 대통령에게 18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석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윤 대통령 내란 혐의 고발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에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윤 대통령 출석을 요구했다. 특수본은 15일 “11일 윤 대통령에게 15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의하면 윤 대통령 측은 변호사 선임이 완료되지 않아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변호인단 구성을 진행 중이다. 검찰이 11일 윤 대통령에게 보낸 출석 요구서에도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혐의가 적시됐다.

검찰·공수처의 대통령 수사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윤 대통령이 어느 쪽에 출석할지 시선이 모인다. 수사 주체를 두고 교통 정리가 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은 수사 기관을 택할 수 있다.

정치권·법조계 일각은 윤 대통령이 친정 격인 검찰을 수사 기관으로 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윤 대통령은 30년 가까이 검사 생활을 하면서 검찰총장까지 지냈다. 기수 문화에 익숙한 현직 검사들로서는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수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재직 당시 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도 저항한 바 있다.

반대로 검사 출신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여론에 등 떠밀린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출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이 최근 비상계엄 선포권은 사법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만큼 아예 조사 자체에 불응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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