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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바탕 위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여파로 고용 시장에까지 부정적 영향이 적잖게 미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24년 12월 및 24년 연간 고용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정치적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위축, 연말 직접일자리사업 종료 등의 요인으로 고용 지표가 둔화되고 있다. 정치적 혼란이 민간 경제활동 전반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업률은 3.8%로 전년 대비 0.5%p 상승했고,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 2000명 감소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나타난 취업자 감소다.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업의 뿌리인 제조업에 드리운 ‘그늘’이 짙다. 제조업 신규 고용 인력이 전년 대비 9만7000명이 감소하며 감소세가 지속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기업 고용 계획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자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다. 제조업은 우리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제조업 회생에 정책 주안점을 둬야 한다.
주목되는 바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44.7%로 전년 대비 1.3%p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20대 후반 고용률은 71.5%로 둔화세다. 청년층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원은 4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구직 활동을 위축시키고 청년층 경제활동 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안타까운 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고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현실이다. 아예 직장을 가져 보지도 못한 채 실의에 빠져 있는 청년 실업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청년 실업률은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공식적인 실업률이 10%대일 뿐이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취업·고시 준비생, 구직 단념자를 합한 실질 청년실업률은 2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큰 걱정은 작년에만 7만2000개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순 유출됐다는 점이다. 국내기업의 유턴 정책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된다는 사실은 산업경쟁력과 고용기반 구축 차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높은 고용비용과 노동경직성이 국내기업 해외 탈출의 주범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내각은 비상한 각오로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겠다. 트럼프 2기에 성장·물가 관련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고용 하방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고용 흐름을 각별히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하고 활성화돼야 만들어진다.
시장친화적인 경제정책과 노동개혁이 시급하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소수 강성노조의 횡포를 억제해야 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강성노조가 주도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기업들의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고, 청년들의 취업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잖은가.
아울러 지방 곳곳에 괜찮은 노동시장을 만들고 공공임대 주택을 늘려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추진하길 촉구한다. 청년 세대가 빚의 수렁에 빠져 ‘헬조선’이라며 자탄하지 않고 건실하게 일해야만 우리에게 미래가 있음을 재인식할 때다.
21세기 초엽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술적·구조적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노동시장 수요 창출이 긴요하다. 정부는 과감한 규제혁파와 함께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인의 사기를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정치권 또한 서비스산업과 첨단 산업 육성 등 고용 증대를 위한 법적 뒷받침에 적극 나서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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