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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이 다시 돌아왔다. 미국 대공황기의 혼돈 속에 무너지는 한 가족의 갈등을 통해 삶의 보편적인 고민을 일깨운 고전이 관객에게 이번엔 어떻게 다가갈지 주목된다. 쇼앤텔플레이·T2N미디어가 제작한 이번 무대에 2023년에 이어 박근형·손숙 등 거물 배우들이 나섰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1월7일부터 공연 중이다.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희곡에 기반한 이 연극은 1949년 초연 당시부터 큰 화제였으며 이후 세계적인 인기 레퍼터리의 하나가 됐다. 대중에게 사랑받았을 뿐 아니라 퓰리처상·토니상·뉴욕 연극 비평가상 등을 받는 등 전문가들 평가 또한 높았으며 이후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공연됐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생생한 감동을 전달할 요소가 많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 정도 지나 들이닥친 대공황은 대량 실업을 낳았고 가장의 실직은 한 가정의 토대를 뒤흔든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쌓였던 가족 구성원 간의 소통 부재와 단절이 본격 갈등화한다. 로먼 가족의 행복한 보금자리였던 2층짜리 집엔 아직도 주택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해 월부금이나 보험 독촉 등이 날아든다.
실직 후 무너져가는 가장 윌리, 삶의 희망이던 두 아들이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해 좌절할수록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게 된다. 미래가 암담한 가운데 각종 채무에 시달리는 당면의 고통을 잘 나가던 영업사원 시절의 영광으로 대체하려 하지만 고립될 뿐이다. 늙고 지친 그에겐 갈 곳도 안식할 곳도 없다.
아버지에게 잘 보이고 싶은 장남 ‘비프’,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 차남 ‘해피’, 이들 부자형제 간의 불화, 그 사이에서 난감해 하는 엄마 린다 등 얼마든지 오늘날 우리들의 현실과 겹치는 부분이다. 윌리의 가족을 향한 진심이 상처 입은 가족을 다시 결속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한 연출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명작의 생명력 재확인을 방해하진 않는다. 주인공 윌리에 박근형·손병호, 그의 아내 린다에 손숙·예수정, 두 아들로는 각각 이상윤·박은석과 김보현·고상호’가 열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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