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유럽 '갈라치기'… EU 접근 노력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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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유럽과 우린 지정학적 충돌 요소 없어… 협력 강화 가능"
나토·EU 수장 및 각국 정상과 연이어 회동 '중국 존재감' 호소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8 17:22:50

▲ 14일(현지시간) 중국 외교의 사령탑인 왕이(최우측) 외무판공실 주임 겸 외무부장이 독일 뮌헨안보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해 유럽연합(EU) 수장과 각국 정상들을 연이어 만나며 적극적인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로이터

▲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우측)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1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을 방문해 미할 마틴 총리와 만났다. 아일랜드는 위기에 빠진 유럽 다른 나라와 달리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이상의 '잘나가는' 나라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17일(현지시간) 아일랜드를 찾아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이날 더블린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를 만나 ‘양자 대화’ 확대를 제안하며 ‘상호신뢰 강화’와 ‘이견’을 ‘적절히’ 조율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엔 중국 기업인 틱톡·쉬인·테무의 유럽 본사가 있다. 유럽의 최변방 아일랜드는 수백년 영국 지배에 맞서 한때 아일랜드 독립해방기구의 테러로 유명했으나 유럽의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 기조와 선을 긋고 21세기 진입한 이래 시장 친화적인 자유주의 경제로 1인당 국민소득(GNP) 10만 달러를 넘긴 나라가 됐다. 현재 영국의 두 배 이상이다.

왕 주임의 아일랜드 등 유럽 방문은 관세·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이 균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유럽을 향한 구애’ ‘미국과 유럽의 갈라치기’로 해석된다. 왕 주임은 13일 영국을 방문해 키어 스타머 총리와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을 만나 보호무역주의 등이 논란인 상황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14∼16일 뮌헨안보회의 기간 중엔 독일 정치인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과 잇달아 회동했다.

시종일관 왕 주임의 발언은 “중국과 유럽 간엔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나 지정학적 갈등이 없다.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상호 이해를 높이자”로 요약된다. 중국 외교부에선 왕 주임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향해 “이성적·실용적 태도에 기반한 정확 객관적인 대중(對中) 인식 확립” “책임있는 중국 정책 시행”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왕 주임이 “중국은 최다 인원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유엔 평화유지 분담금 2위국인 나라”임을 강조한 사실 등을 짚었으나 우크라전쟁 관련해선 원론적 이야기뿐이었다.

왕 주임에게 뤼터 사무총장은 지역 방어조직인 나토엔 아시아 확장 의도가 없으며 중국과 대화·소통을 강화해 이해와 상호 신뢰를 높이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면담 시엔 미국을 겨냥한 듯 “보호주의 대두와 냉전적 사고, 일방적 괴롭힘· 횡포”를 지적하며 “국제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더 일치된 유럽의 목소리를 내달라. 독일이 세계 다극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독일 총선(23일)을 언급하며 새 정부와 중·독 관계의 새로운 동력을 기대하자 베어보크 장관이 ‘관세전쟁·무역전쟁 반대’ ‘다자주의·자유무역 수호’ 의지를 피력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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