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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이 작년 4분기에 400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18일 국내 주요 신용평가 기업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국내 14개 부동산신탁사의 작년 4분기 합산 순손실은 4055억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자산신탁‧대한토지신탁‧하나자산신탁‧신영부동산신탁 4곳은 흑자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10곳은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신한자산신탁‧무궁화신탁‧교보자산신탁‧KB부동산신탁‧대신자산신탁‧코리아신탁 등 6곳은 작년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를 냈다.
부동산신탁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신탁계정 대여금 관련 충당금 적립이었다. 한기평은 “4분기 동안 3387억 원의 충당금이 쌓이면서 3102억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펀드 손상차손(한국토지신탁)‧소송 관련 충당부채 전입(신한자산신탁)‧지분법 손상차손(무궁화신탁) 등이 반영되면서 1131억 원의 추가 영업외손실이 발생했고 결국 4055억 원의 분기 적자로 이어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탁사들의 재무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신탁계정 대여금 규모는 7조7000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31.7% 수준까지 치솟았다.
차입부채도 빠르게 늘고 있다. 4분기 말 기준 차입부채 규모는 3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5000억 원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80.9%로 상승했다. 이는 전 분기(69.3%)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한기평은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분양시장 위축‧주택시장 양극화 심화 등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신탁사들의 수익 창출력이 약화되고 자본 여력에 따라 실적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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