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영업 붕괴 조짐… “이러다 정말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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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자영업 10명 창업하는 동안 8명 폐업
고물가·저성장·내수 침체 등 3중고 ‘생존 위협’
대출상환 유예 등 자영업 경쟁력제고 방안 절실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1 00:02:01

내수 침체 장기화에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서민 생계의 ‘마지막 보루’ 인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서 있어 ‘이러다 정말 큰일 난다’는 절박감이 서서히 모두를 휩싸고 있는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국내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보다 적다.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는 작년 11월 570만여 명보다 현재 20만 명 이상 줄어 있다.

현실은 더 심각하다. 자영업자 10명이 창업하는 동안 8명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5년 후 생존율이 20%대에 불과한 것이다. 국세청의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114만7000여 곳이 문을 여는 동안 91만 곳(79.4%)이 문을 닫았다. 86.9%를 기록했던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이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대표적 자영업인 소매·음식업 폐업률은 4년 만에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고물가·저성장·내수 침체 등 3중고가 겹치면서 자영업의 생존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음식업은 문을 새로 연 점포 수만큼 폐업한 점포도 늘었다. 음식점은 지난해 15만9000곳이 문을 여는 동안 15만3000곳(96.2%)이 문을 닫았다.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 4명 가운데 3명꼴로 1개월 소득(종합소득세 신고 분)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한계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정규직 임금근로자로 취업하기 힘든 탓에 대안이 없어 창업을 택하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형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및 배달료 등으로 숙박·음식업 등에서 소득을 올리기 힘든 어려움까지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월에 발표한 음식점업과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의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2024년 실적 및 2025년 전망 설문조사’ 결과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는 10명 중 4명이었다.

폐업을 고려하는 이유는 영업 실적의 지속적인 악화(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8.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8.1%), 임차료·인건비 상승(11.9%), 원재료 가격 상승(11.9%)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자영업은 전체 취업자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2∼4배에 이른다. 원인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다. 청년층부터 퇴직한 베이비부머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치킨집·맥줏집·분식집과 같은 소규모 자영업에 앞다퉈 뛰어들다 보니 ‘자영업 과포화 상태’다.

더구나 한계 상항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급증하다 보니 자영업의 재무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심각한 수준이다. 은행권에는 자영업자발(發) 부실채권이 쌓이는 중이다. 길어지고 있는 내수 침체가 이런 상황을 부른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정책의 강도를 높여야겠다. 정부가 대출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확대(22.1%)·소비 촉진 방안 확대(20.9%) 등에 나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자영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 예컨대 과도한 규제 철폐, 임대료·공과금·인건비 등 매장 운영비가 보전되도록 하는 실효적인 보상 방안,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등을 긍정 검토하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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