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 발발 131주년, 식민지 씨앗 이미 뿌려졌다” 북토크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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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군사편찬연구소·워랩 공동 주관 ‘청일전쟁’ 북토크 개최
20년 경력의 군사사 전문가 김윤미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강의
“조선 지배권을 둘러싼 청나라와 일본의 갈등에 병참기지 전락”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5 20:37:17

▲ 서울 용산구 서울 전쟁기념관 내 군사편찬연구소에서 24일 김윤미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의 청일전쟁을 주제로한 북토크가 열렸다. ⓒ스카이데일리

1894년 7월 한반도에서 시작된 청일전쟁이 131주년을 맞은 현재 한중일 삼국 근대사의 전환점이자 한반도가 본격적으로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대상이 됐던 청일전쟁을 주제로 김윤미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의 북토크가 지난 24일 열렸다.

서울 용산구 서울 전쟁기념관 내 군사편찬연구소에서 열린 이날 강의는 ‘조선의 관점’에서 본 청일 전쟁에 초점이 맞춰졌다. 강의를 맡은 김 연구원은 20년 경력의 군사사 전문가로 군사편찬연구소에서 근대 군사사를 담당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유엔평화기념관 학예사, 고려대·부경대·경북대 연구교수 등 다양한 연구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군사편찬연구소에서 근대 군사사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1894년부터 1895년까지 조선의 종주권을 둘러싸고 청나라와 일본 제국이 벌인 청일전쟁의 전개 과정과 영향, 그리고 동아시아 질서 변화의 의미를 다뤘다. 청일전쟁은 조선의 갑오개혁, 청나라의 양무운동 실패, 일본의 근대화 완성 등 한중일 삼국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온 사건으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조선인들은 조선 땅에서 청군과 일본군에게 병참기지가 되어야 했다”며 “일본군은 조선의 주요 도로와 교통로를 장악하고 각지에 병참기지를 설치해 전쟁 수행에 필요한 군수물자와 식량, 숙소 등을 조달했고, 본군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육로를 따라 군용전신선과 병참망을 구축했고, 각 지역에 병참사령부와 병참부대를 두어 전쟁에 필요한 보급과 지원을 조선 내에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 등 주요 지역에는 청군과 일본군이 주둔하며 병참기지로 활용하면서 조선의 민가와 창고, 교통시설이 군사적 목적에 동원됐고, 조선인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에서 후방 지원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조선이 외세의 전쟁터이자 보급기지로 전락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적·물적 자원의 강제 동원과 수탈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사실이기도 했다. 청일전쟁을 통해 아시아의 맹주국으로 일본이 떠오르고 태평천국운동 등을 통해 청은 지는 태양이 되고 만 것이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이에 반해 청일전쟁으로 인해 전시 동원 체제 아래 식량과 생필품이 대량으로 수탈되면서 민중의 생활은 극도로 궁핍해지며 사실상 피해자 국가가 됐다. 쌀·잡곡·의복·금속 등 필수품이 공출로 사라져 굶주림과 빈곤이 만연했고, 농민과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열악한 환경에 시달린 것이다. 이후 조선은 일본과 청나라의 전쟁터가 되었고, 일본은 승리 후 조선에 대한 내정간섭을 심화하며 실질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 군사편찬연구소에서 24일 열린 북토크 현장에는 연구원들 및 연구소 관계자를 비롯해 시민이 모여 질의응답을 하는 등 열띈 토론 분위기를 이어갔다. ⓒ스카이데일리

당시 체결된 시모노세키 조약은 1895년 4월 17일 청일전쟁의 종전과 함께 일본과 청나라가 체결한 강화조약으로, 정식 명칭은 일청강화조약이다. 이를 통해 △조선의 완전한 독립 자주국임을 청나라가 공식적으로 인정됐으며 △청나라의 영토를 할양했고 △청나라는 일본에 2억 냥(은화, 약 3억 엔 상당)의 전쟁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이 조약으로 청나라는 조선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했고, 일본은 조선과 만주, 대만 등지로 세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전쟁 직후 러시아가 주도한 삼국간섭(러시아·프랑스·독일)으로 일본은 랴오둥반도를 청에 반환해야 했고, 조선에 대한 지배권 역시 확고히 하지 못했다. 이에 조선 정부는 일본을 견제하고자 친러정책을 추진했고, 러시아의 영향력이 한반도에서 커지게 됐다.

결국 일본과 러시아의 한반도 및 만주에 대한 세력 경쟁이 심화되면서 곧 러일전쟁(1904~1905)으로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조선은 두 전쟁 모두에서 주체가 되지 못하고 열강의 각축장, 전장이 됐으며, 그 결과 가장 큰 피해를 봤다”며 “청일전쟁으로 청의 영향력이 사라지자, 일본과 러시아가 경쟁했고, 러일전쟁 이후에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비극을 맞아 두 전쟁은 조선의 국권 상실로 귀결된 직접적 연결고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관점에서 본 청일전쟁’에 대해 김 연구원은 “청일전쟁은 일본에는 국민국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며 “국민이라는 게 천황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고 결집되는 근대적 조건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일전쟁 이후 중국을 이겨 국민들이 하나로 직결됐고 이를 통해 국민국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근대사에서 청일전쟁은 조선 침략의 ‘정한론’을 현실화시켰고 뜻밖의 승전을 이루며 일본이 대륙으로 팽창하는 제국주의를 형성하게 되는 기본 시각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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