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열풍에 상반기 영업익 1.5배↑… 주가 90%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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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상반기 영업익 49.8% 증가
1분기 이어 2분기 영업이익률 20%대
164억원 현금 배당… 주가도 고공행진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9 11:43:04

▲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21억 원으로 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스카이데일리

삼양식품이 해외시장에서의 가파른 성장세를 발판으로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K-라면의 인기가 중국·미국·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외형과 내실 모두 크게 개선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면서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고, 중간배당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21억 원, 영업이익 254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8% 늘었으며, 매출 역시 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531억 원, 영업이익은 1201억 원으로 두 분기 연속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돌파하며 20%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해외다.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440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해외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전 지역에서 매출이 고르게 확대됐으며,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유럽 법인도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 법인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는 현지 맞춤형 신제품 출시와 판매 채널 확대 전략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30% 증가한 6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월마트, 코스트코에 이어 HEB, 샘스클럽 등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로의 입점 확대 효과로 전년 대비 32% 늘어난 94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유럽 법인은 불과 1년 만에 직전 분기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32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리며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양식품은 이 같은 해외 호조로 국내 라면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내수 시장 정체와 원가 부담에 직면한 경쟁사들과 달리, 삼양식품은 해외시장을 발판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불닭’ 시리즈가 단순한 히트 상품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안착하면서 삼양식품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호실적은 곧바로 주가로 이어졌다. 불닭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영업이익률 개선 소식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 7월 11일 삼양식품 주가는 153만5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조정을 거쳤지만, 8월 18일 기준 주가 138만 원은 연초(72만5000원) 대비 약 90% 급등한 수준이다. 불과 7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나며 코스피 시장에서 ‘K-푸드 대장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주가 상승세는 배당 정책과 맞물려 투자 매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중간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200원, 총 164억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의결했다. 시가배당률은 0.2%로 높지 않지만, 해외 성장성과 함께 안정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해외 법인 성장세를 기반으로 실적 모멘텀이 뚜렷하다”며 “이익 체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배당까지 병행하면서 기관과 개인 투자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양식품의 성장은 단발성 ‘불닭 열풍’에 그치지 않고, 지역별 맞춤형 제품 전략과 공격적인 유통망 확충 같은 체계적인 글로벌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현지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 미국에서는 메인스트림 채널 확장, 유럽에서는 초기부터 공격적 영업을 통해 빠른 안착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전략적 행보가 결실을 맺으면서 해외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기업 체질 역시 수출 중심 구조로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당분간 해외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라면 브랜드’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한류와 K-푸드 열풍이 맞물리면서 브랜드 파워가 강화되고, 주가·배당 정책까지 더해져 투자 매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2공장 가동으로 해외 수요 증가세를 원활히 뒷받침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수출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이라며 “확대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수출국 다변화,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적극 추진해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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