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많게는 열흘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에 대한 기대감과 즐거움도 있지만 도로교통 상황을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귀성·귀경·여행 등으로 총 3200여만 명이 이동할 거라는 전망이다. 추석 당일(10월6일)에만 933만 명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 10명 중 4명가량은 추석 연휴 동안 국내외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하기에 사고 없이 안전한 나들이가 되길 바란다.
매년 명절 때마다 보는 광경이지만 충남 천안 이남은 상대적으로 ‘지옥 같은 교통 체증’을 벗어난다. 국토 균형 발전을 통해 전국에 고루 인구가 거주해야 함을 뒷받침한다.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 밀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전체 인구의 51%가 거주하는 데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층의 영향이 크고, 높은 집값과 생활비 증가, 극한의 교통 체증을 야기하며 저출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국토 균형 발전의 절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대한민국의 지속 성장을 위해 균형 발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말했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계속 수도권 집중이 일어나면 수도권은 미어터지고 지방은 소멸되는 문제들이 생겨서 대한민국이 지속 성장하기 어렵게 된다.
이재명정부는 ‘5극3특’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수도권, 부산·울산·경남권, 대구·경북권, 충청권, 광주·전남권 등 5개의 발전 중심부, 아울러 전북·강원·제주 등 3개의 특별자치도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 소멸은 현실화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가 주된 원인이다. 2020년부터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초과했다. 심각한 상황은 국내 시·군·구 가운데 ‘소멸 위험지역’에 해당되는 곳이 절반에 육박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226개 시·군·구(제주와 세종은 각각 1개 지역으로 계산) 중 절반인 113곳(49.6%)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 위험지역은 지역 내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0.5 미만이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1.0 미만일 경우에는 ‘소멸 위기 지역’으로 나뉜다. 가임여성 인구가 고령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경우 인구 감소로 지역 공동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견해다.
우리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00년 14.7%에서 2015년 38.4%로 높아졌다. 전체 고령인구 비율(13.2%)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지금처럼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우리 농촌 마을은 공동체로서 제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을 막아 균형성장을 위한 현실성 있는 정부 정책이 요청된다. 지방 소멸 위험의 주요 원인이 ‘제조업 쇠퇴’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정부가 기업들의 지방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은 환영할 일이다.
관건은 권한 이양과 재정 강화 등 중앙정부의 지속적 지원이다.지방에 산업뿐 아니라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한 곳에 어우러져 있는 일과 삶 그리고 놀이와 배움이 융복합된 지역을 구축하는 게 긴요하다. 명실상부 지방분권 시대가 가능토록 지방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연계 및 협력할 수 있는 공간 구조 구축에 힘쓸 때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