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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해 냈던 김한영 PD의 자전적 소설 ‘딸막이와 딸막이 아들’이 출간됐다.
이 책은 엄마의 혼백과 함께 잃어버린 시간의 전설을 찾아 떠난 한 남자의 시간여행이 주제다. 또한 한 시대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한 여인에게 바치는 그 아들의 헌사이자 한판의 씻김굿이라고 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의 광풍이 온 세상을 삼킬 듯 몰아치던 그 시절, 그예 전쟁은 터지고 아버지는 집을 나가고 만다. 허허벌판에 맨몸으로 남겨진 어미와 자식은 추위와 외로움 속에서 두 손을 꼭 잡고 걸었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어미 딸막은 운명의 장난 앞에 무릎 꿇지 않았다. 딸막은 인파이터 권투 선수처럼 삶의 한가운데로 파고들어 피 터지게 싸웠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혼자 힘으로 싸워 당당하게 살아남았다.
어미와 아들은 눈 덮인 설산을 넘고 열사의 사막을 건너 오아시스를 찾아 나섰다. 황무지를 일구어 희망과 행복이라는 두 그루의 나무도 심었다. 거기서 생명의 꽃이 피었고 인고의 열매가 열렸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다.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사라졌던 아버지란 사람이 북쪽에 버젓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 책은 눈물로 범벅된 구질구질한 신세한탄이 아니다. 밝고 희망에 찬 삶의 찬가이자 가족에게 바치는 애틋한 헌사다.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조명한 이 책은 가족 간의 사랑이 이념과 고난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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