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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12·3 비상계엄 사건에 대한 내란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무산됐다. 특검은 다음 체포 시도에선 물리력도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인신 모욕을 자행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이날 오전 8시 40분경 서울구치소에서 이뤄졌다. 문홍주 특검보와 검사, 수사관 등 특검팀은 사전 조율을 거쳐 수용실에 진입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민소매 상의와 속옷 하의 차림으로 바닥에 누운 채 체포에 불응했다. 수의를 입지 않은 상태였고, 특검 측이 20~30분 간격으로 네 차례에 걸쳐 협조를 요구했으나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오정희 특검보는 오후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의도 입지 않고 바닥에 누운 채 체포에 완강하게 저항했다”며 “안전사고 가능성을 고려해 물리력은 행사하지 않고 일시 철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두 시간가량 대치하다 오전 10시40분쯤 현장을 떠났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항 방식은 전직 대통령이 구금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강제력 행사에 실질적으로 맞선 첫 사례로, 향후 특검과 법무부, 정치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법을 조롱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검사, 검찰총장, 대통령을 역임한 인물로서 법의 원칙과 공정, 상식을 누구보다 앞세워왔던 사람”이라며 “지금 국민은 법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는 물리력을 포함해 체포영장 집행을 완료할 것임을 피의자에게 고지했다”며 강제집행 방침을 공식화했다. 실제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구치소 내에서 교도관을 지휘해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 있으며, 특검은 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건강 이상을 이유로 수의 착용을 거부했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현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특별한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철수 직후 윤 전 대통령은 수의를 다시 착용한 채 약 1시간 동안 변호인 접견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개인의 복장 상태를 언급하며 저열한 언사를 공개했다”며 “이는 피의자의 인격을 조롱하고 사회적 명예를 짓밟는 행위로, 수용자 인권을 유린한 국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수의를 벗은 이유에 대해서는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 조절 장애 등 건강상 우려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특검이 이 같은 배경을 무시한 채 속옷 차림을 언급한 것은 의도적 모욕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체포영장은 김건희 여사 관련 공천 개입, 뇌물 의혹, 여론조사 무상 제공 등과 관련된 혐의를 바탕으로 발부됐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29일과 30일, 특검 소환에 불응한 상태였다.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7일까지다.
한편,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조사 절차 자체를 확보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재집행을 예고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법적 절차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법 앞의 평등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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