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뒷북'… "스타트업 육성·규제 타파로 경쟁력 회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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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2기 간판 공약 '5개년 경쟁력 나침반' 발표
1기 시절 정책과의 상충으로 산업현장 혼란 가중 우려도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30 21:12:24

▲ 유럽연합(EU) 행정부인 집행위원회 위원장 우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29일(현지시간) 벨게이 브뤼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EU의 기술경쟁력 회복을 위해 신흥기업 육성과 규제타파가 선언됐으나 현실성과 때를 놓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AP

유럽연합(EU)이 미·중에 뒤처진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고자 인공지능(AI) 분야 등의 신흥 기업을 적극 육성하며 기업 규제부담을 타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기자회견에서 경쟁력 강화 5개년 로드맵인 '경쟁력 나침반'을 발표했다. 여기엔 지난달 출범한 폰데어라이엔 2기 집행부의 간판 공약 및 향후 임기 5년간의 정책 방향이 담겼다. 다만 AI지원 계획은 미국 빅테크가 AI시장을 주도하고 중국이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한 가운데 '뒷북 대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혁신격차 해소, 탈탄소화, 공급망 안보 등 세 가지 영역이 중점 과제로 추진된다. 혁신 격차 해소 관련해 집행위는 일명 'AI 기가 팩토리 구축법'을 비롯해 핵심 산업 내 AI기술 발전·도입 가속화를 위한 위한 정책을 예고했다. 반도체·양자기술·생명공학·우주 등 미래 유망 산업 부문 육성을 위한 액션 플랜도 마련한다. 탈탄소화의 경우 '저렴한' 청정에너지 접근권 확대에 초점을 둘 방침이라지만 기업에 부담을 줄 대표적 규제인 친환경이 여전히 끼어 있어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집행위는 1분기 중 에너지집약 산업 등 제조업계의 청정에너지·순환경제로의 전환 지원을 위해 입법 패키지인 '청정산업 딜'을 발표한다.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며 청정에너지 전환에 취약한 철강·금속·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 맞춤형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공급망 안보를 위해 공공조달지침 개정을 통해 '핵심기술 유럽 우선권' 도입도 예고됐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의 공공조달 분야에 적극 참여해 온 현실을 겨냥한 조처로 해석된다.

아울러 EU 회원국 간 핵심 원자재 공동구매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제3국과 원자재·청정 에너지 등과 연결된 일명 '청정무역·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해 공급망 다각화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집행위는 영역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규제 간소화·단순화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기업의 행정부담을 현재보다 25％(중소기업엔 35％) 경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특히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ESG) 관련한 기존의 EU규정들을 광범위하게 간소화하기 위한 일명 옴니버스 규정을 내달 중 발표한다.

또 회원국별로 제각각인 규제에 어려움을 호소해 온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노동법·파산법·세법 등을 통합 간소화한 '28번째 법률 체제'가 나올 전망이다. 그러나 간소화 대상으로 거론된 규제 중엔 공급망 실사지침처럼 이제 막 시행 단계에 돌입한 게 대다수라서 산업 현장의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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