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첨단전략산업기금 50조 긍정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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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중국은 경쟁 상대로 변모
노동생산성 OECD 28위에 투자 효율성도 저조
정치권과 노·사·정 위기의식 갖고 개혁 꾀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6 00:02:01

정부가 50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기술을 지원해 산업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첨단산업 분야의 소재·부품·장비 및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저리 대출 등의 재정 지원 및 지분 투자 등 다양한 지원 방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과 국가 생존이 좌우되는 글로벌 기술경쟁 시대에 시의적절한 계획이다. 사실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전망이 어두운 현실에 처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관세 인상 조치를 통해 주요 무역 흑자국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우리 대외 경제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식 ‘관세 폭탄’은 우리에게 큰 악재다.

대(對)중국 수출은 2022년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된 후 2023년에는 29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더 이상 우리의 주요 시장이 아니라 경쟁 상대로 변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전기차·조선·철강 등 타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가 설 자리는 없다. 첨단 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을 초격차로 따돌리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공급망 변화의 유일한 대응 전략일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 경제의 경쟁력은 최근 후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7년 4.03%에서 2023년 2.33%로 하락하면서 투자에 대한 수익성이 점차 약화하는 중이다. 수익성이 저하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임금 상승과 노동생산성 개선 간의 괴리’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의 제도부문별 소득계정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법인 근로자의 임금총액(피용자 보수총액)은 33% 늘어난 반면 법인이 창출한 순부가가치는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노동생산성 제고가 시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시간당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43.1달러로 OECD 38개 국가 중 28위이다. 일본의 시간당 GDP는 48.1달러로 21위다. OECD 국가 중 1위는 아일랜드로 1시간당 GDP는 131.6달러다.

우리는 투자 효율성도 낮다. 2022년 우리나라 연구개발(R&D)비 총액은 약 113조 원으로 세계 6위이고, GDP 대비 R&D 비중은 5.21%로 세계 2위다. 그러나 국가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에서 2023년 OECD 36개국 중 미국이 1위이며, 스위스·네덜란드에 이어 우리나라는 5위다. 미국의 혁신 역량이 100일 때, 우리나라는 67.3에 불과하다. 이는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을 상쇄할 만큼 충분한 노동생산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 상승이 이어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산업 평화가 긴요하다. 생산성은 저조한데 급여와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 일변도 태도를 견지한다면 노사 공멸로 갈 뿐이다. 한국 경제의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2050년 경제 성장률이 0%로 떨어질 수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고를 무겁게 인식할 때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구조개혁이 긴요하다. 한은은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면 2040년대 후반 잠재성장률은 기존보다 0.7%p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자본 등 기본적 투입 요소 이외에 기술 발전과 경영 효율 개선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한 수치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치권과 노·사·정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혁을 꾀해야 할 때다.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산업의 진입 장벽 완화·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 등 전반적인 경제구조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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