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극우 몰이 당할까봐” 국회 경내서 태극기 숨기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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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여의도 국회 경내서 태극기 숨기는 시민 다수 포착
“방호처 직원이 태극기 들고 다닌다고 집회 참여자로 오해”
방호처 측 “태극기 문제 아냐, 우파 집회 과격 행동 방지”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6 12:04:37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 시민이 태극기를 가방에 숨기고 있다. 이날 한 행사장에서는 태극기를 든 이들은 국회 경내에서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며, 행사장 밖에서는 태극기를 휴대하지 못하게끔 안내하는 모습이 본지에 포착됐다. ⓒ스카이데일리

국회 경내에서 태극기를 들지 못하게 하는 장면이 5일 포착됐다. 극우 집회 참여자로 비칠 수 있으니, 경내에서 정치적 문구가 적힌 태극기나 외국기를 드는 행위를 삼가달라는 것이 국회 방호처의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집회 통제를 근거로 태극기를 든 이들을 극우로 낙인찍은 후 공포로 겁박하는 프레임 기법을 쓰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경내를 돌아다니는 것에 경계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국회에서 만난 복수의 행사 참여자들은 행사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소형 태극기를 들고 국회의원회관 등에 출입하면서 주최 측으로부터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 경계가 삼엄해졌다”며 “태극기를 드신 분들은 행사장 내부에서만 사용해달라”고 했다.

이날 오후 한 행사장에서는 곳곳에서 외부로 나가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박스에 모았으며 주최측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가방안에 숨기거나 수거함에 넣어달라고 말하는 모습이 본지에 포착되기도 했다. 행사 주최 측은 “태극기를 숨겨달라” “태극기를 가방에 넣어달라”고 했으며 참여자들은 태극기가 눈에 띌까봐 가방안에 재빨리 숨기거나 박스 안에 넣었고 서로 잘 숨겨진게 맞느냐며 확인해주기도 했다.

‘왜 태극기를 압수하시냐?’는 스카이데일리의 질의에 대해 주최 측은 “국회에서 요구한 것으로 태극기를 들 경우 자칫 시위대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를 듣던 한 시민은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이 국회에서 태극기를 들지 못하는 게 말이 되냐?”고 따져 물었따.

태극기 드는 것 막는 게 아니라

극우 집회 과격 시위 행위 막는 것

국회 방호처는 본지에 “대한민국 국민이 태극기를 들지 말라는 건 말도 안 된다”면서도 “최근 매주 ‘세이브코리아’ 등 보수 집회가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열리면서 태극기와 성조기 혹은 태극기와 이스라엘 국기 등을 함께 든 일부 인사들이 국회 경내에 들어와서 소동을 피우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계속해서 “태극기와 함께 정치적 표식이나 슬로건이 있으면 입장을 제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태극기만 드는 것을 방지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 같은 답변에도 불구하고 국회 내부에서는 손바닥 크기의 태극기들을 가방 안에 숨기고 출입하는 이들이 종종 포착됐다. 혹여나 모를 방호처 직원들의 진입 저지를 우려해서다. 한 행사 참여자는 “비상계엄 이후, 신분증만 들고 들어오던 행사 참여에 인적 사항을 모두 수기로 적는 방식으로 달라졌다”며 “경계가 너무나도 삼엄해져 이전과 같은 ‘열린 국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이루어진 이후 본지 보도로 ‘태극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 인근 혹은 찬·반 집회가 열리는 곳에서 통행이 금지되거나 입장이 제지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왔다. 이를 두고 애국 우파 시민은 ‘태극기’를 든다는 이유로 ‘2등 시민’으로 치부 받는 게 과연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에서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지적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야당의 선전·선동 프레임 전략론을 연구해온 안보가 소식통은 “‘태극기 우파 극우 낙인찍기’로 건국 태극기에 대해 경찰병력 및 경호인력을 동원하여 공공연하게 ‘공포 프레임’을 씌우고 이들을 2등 시민으로 몰아붙이려는 것”이라며 “일종의 수싸움이며 야권에서 수 없이 많이 행사해 온 ‘낙인찍기 수법’”이라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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