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단봉·캡사이신 무장 경찰’ 실탄 무장 계엄군과 뭐가 다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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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찰 탄핵선고일에 ‘갑호 발령’ 여부 고심
헌재 앞 필리버스터 하며 찬반 측 경찰과 대치
“실탄 무장 계엄군 닮은 경찰들에 시민 무장 대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5 14:41:26

▲ 4일 오후 10시쯤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할머니 폭행 경찰 시비 사건'이 벌어졌다. 가운데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이는 사복 경찰인데, 폭행 사건에 대해서 부인하다 목격자 시민에게 붙잡혀 사건에 대해 진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우파 시민과 경찰들 관련 시비가 속속들이 불거지는데 4일 서울청은 탄핵선고일 경찰들의 무장을 예고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에 경찰력을 총동원해 물리적 충돌을 막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삼단봉과 캡사이신을 갖추겠다는 태도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측은 실탄을 장착한 계엄군과 같은 경찰로 집회를 진압하겠다는 속내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5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서울경찰청은 정례 브리핑을 열고 경찰력 (부족) 한계 속에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탄핵 심판 선고일에 가용 경찰력을 100%까지 동원할 수 있는 최고 수위 비상단계 갑호 비상을 발령할 것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헌재 탄핵 심판 선고일에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폭력 난동 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때 현장 지휘관 판단하에 삼단봉이나 캡사이신 등의 사용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행은 “(경찰력을) 총동원해서 과거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고, 찬반 양방 물리적 충돌도 총동원해 차단할 것”이라며 “분신이나 헌법재판소에 들어가 물리적 충돌·폭력 사태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모든 것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식은 곧바로 궂은 날씨에도 헌법재판소와 서울구치소 및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기각·석방 운동을 하는 자유 애국 우파 진영에 퍼졌다. 전날 헌재 앞에서는 경찰의 편파 진행 시비가 시시각각 일어났는데, 주로 경찰들이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 인원이 상대적 소수이기 때문에 이들 시위에 편의를 봐주거나 경계를 삼엄하게 한 점 등이었다.

▲ 4일 오후 2시30분쯤 헌재 앞 한국노총 및 좌파시민단체들이 탄핵찬서 맞불집회를 열며 탄핵 반대 측과 몸싸움 시비가 일었다. 이 가운데 경찰이 물리적으로 제압하며 봐주기 혹은 편파 질서유지 논란이 다시금 불거졌다. ⓒ스카이데일리

전날 오후 3시쯤에는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국민변호인단 대학생 필리버스터가 집회가 열리는 맞은 편에서 탄핵 찬성 맞불집회를 열었는데, 이 가운데에 시비가 붙었다. 당시 경찰들이 탄핵 찬성 측을 봐주자, 경찰의 ‘봐주기 시비’가 붙은 것이다. 헌재 앞 경찰 관계자는 본지에 “경찰력이 부족하여 찬성과 반대 측을 봐주고 말 것이 없다”라며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뿐”이라고 우파 측 시비에 선을 그었다.

그뿐만 아니라 철야까지 이어진 이날 집회에는 밤늦게 헌재 앞 노인 폭행 소동까지 일어나며 우파 측의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편파 수사 관련하여서도 여론이 악화한 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인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차 스피커에 시위자 2명이 사망한 ‘스피커 추락 사망 사건’까지 재조명했다.

우파 청년들은 “고글이나 방독면을 사야 하는 것이냐?” “평화시위만 하고 있는데, ‘폭도’라고 전제하여 폭력시위를 일으킬 것을 기정사실로 우리를 대상으로 무력 진압을 예고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으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헌재 앞에서 시위를 지속해 온 50대 남성은 본지에 “실탄 무장한 계엄군과 캡사이신 삼단봉으로 무장한 경찰병력이 무엇이 다르냐?”며 “이같이 엄포를 놓을 경우 우파 시민들도 각개 무장을 할 것이며, 오히려 폭력시위를 부추기는 행태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 경찰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우파 단톡방에는 ‘선고일 안전 대비’라는 수칙으로 ‘보호대와 멸공 봉 및 헬멧 등을 구비하여 혹시 모를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응해야 한다’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안보전문가는 본지에 “물론 불법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경찰청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했으며 ‘서부지법 사태’ 때문에 불가피하다 할 수 있으나, 평화 시위만 하는 비무장 상태의 대학생들을 상대로 캡사이신과 삼단봉 혹은 갑호 발령 등의 경찰력 총동원령을 내리는 것은 과잉 대응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시민은 평화시위를 유지하여 되레 경찰들의 이 같은 과잉 진압을 무모 화하는 전략을 채택하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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