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과 제안을 쏟아낸 트럼프… 산업부 “구체적 제안 받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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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한국가스공사 “알래스카 천연가스 구체적 내용 못 받았다”
관세 4배 발언 주목… 반도체법 폐지는 역시 구체적 내용 無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6 11:33: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 경고와 투자 제안 등의 발언을 쏟아내자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천연가스 사업과 관세에 더해 반도체법까지 언급됐으나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은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알래스카 가스 사업 참여 제안은 받은 상태이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것은 받은 게 딱히 없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서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투자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 역시 “현재 알래스카 가스 사업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리 정부가 알래스카주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수조 달러를 투자해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상호 관세를 언급하며 한국이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고도 언급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다. 산업부는 2012년 발효된 한·미 FTA에 따라 양국은 대부분의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으며 2024년 기준 대미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은 0.7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한국의 최혜국대우 실행세율은 미국의 약 4배이나 양자 협정이 없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적용하는 세율로서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에 적용하는 한·미 FTA 협정세율과는 다른 개념이다”며 “산업부는 향후 미국과의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 상기 내용을 적극 설명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통념적인 관세 외에 다른 개념을 제시한 사례도 있으므로 관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미국이 불공정한 무역 환경에 놓여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호 관세를 주장해 왔다. 특히 유럽연방(EU)이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를 수입 관세로 간주하겠다고 발언하며 EU와 마찰이 있었다.

다만 현재까지는 미국 정부가 관세 인상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추후 한·미 정부 간 소통을 통해 통상 환경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언급해 온 반도체법 폐지 의사도 재차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지원금 수령을 약속받고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나선 만큼 반도체법이 폐지되면 공장 건설 또한 지연될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발언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법 폐지는 이전부터 나온 내용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 더 발언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반도체법 폐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응책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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