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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주요 은행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은행권 이익 기반인 예대금리차가 2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보통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이번 하락 사이클에서는 은행권이 기준금리·시장금리 인하분을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에 더 신속하게 반영했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강한 가계대출 억제 압박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해 1월25일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0.25%p↓)를 단행하면서 시중은행의 3%대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 금리 상품이 시장에서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결국 추후 예대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수록 이자 장사를 통한 은행의 마진(이익)이 늘어난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29∼1.46%p를 기록했다.
이 예대금리차는 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상품을 제외하고 각 은행이 계산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은만큼 이런 상품을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 현상을 막기 위한 취지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내 주요 5대 은행 가운데선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46%p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 신한(1.42%p)·하나(1.37%p)·우리(1.34%p)·KB국민(1.29%p) 순이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선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p로 1위를 기록했고 한국씨티은행(2.61%p)·토스뱅크(2.43%p)·광주은행(2.08%p)·BNK부산은행(1.98%p) 등이 뒤를 이었다.
지금과 같은 금리 하락기에 은행권 예대금리차가 커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 일반적으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와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작년 8월 이후 1월까지 확대되고 있다.
작년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가 불 붙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불어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대출 수요 억제를 요청한 바 있다. 은행권은 같은 해 8월부터 줄줄이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한 뒤 기준금리가 인하됐는데도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7월 대비 1월까지 6개월간 신한은행 1.22%p·우리은행 1.19%p·KB국민은행 0.85%p·하나은행 0.84%p·NH농협은행 0.61%p씩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
각 은행의 시계열을 살펴봐도 현재 크게 벌어진 예대금리차는 수년 만에 처음 보이는 현상이다.
하나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1.37%p)는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래 가장 큰 수치다.
신한은행(1.42%p)도 공시 자료 발표 첫 달인 2022년 7월(1.46%p)을 제외하고 2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1.34%p)과 KB국민은행(1.29%p)은 2023년 2월(1.46%p·1.48%p) 이래 1년 11개월 만에 예대금리 격차가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NH농협은행(1.46%p)도 작년 1월(1.50%p) 이후 가장 크다.
대출금리 하락이 더딘 것과 상반되게 수신(예금) 금리는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1월25일 한은이 기준금리룰 0.25%p 인하하면서 예금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2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5∼3.30%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2.95%)’이 1월20일 2%대로 가장 먼저 떨어졌고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2.95%)’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2.95%)’도 같은 달 24일과 25일 연이어 2%대로 내려왔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3.00%)’은 아직 3%대에 걸쳐있지만 우리은행의 주력 예금 상품인 WON플러스예금이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만큼 조만간 2%대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반등 추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곧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대표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모두 2%대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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