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전반 ‘한파’… 허가·착공·투자 모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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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도 위험 증가… 중장기 생존 전략 필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3 13:49:39

건설 경기가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작년 건설 관련 주요 지표가 모두 하락했다. 건축 허가·착공 면적 감소와 투자 위축 속에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설업의 장기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5년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건설 경기의 선행 지표인 건축 허가 면적은 2024년 1억2589만㎡로 전년 대비 6.8% 줄었다. 2023년에도 25.6% 감소했던 만큼 2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허가를 받고 실제 공사가 시작된 착공 면적은 7931만㎡로 허가 면적의 63% 수준에 그쳤다. 10년 평균 착공 면적(1억1800만㎡)의 67.2%에 불과해 건설 시장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건설 수주는 작년 209조8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206조7000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2023년 급감했던 기저효과 때문일 뿐 실질적인 성장세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실제로 건설투자는 297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해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 경기 악화는 취업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건설업 취업자는 206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2.3% 줄었 올해 1월에는 192만1000명으로 감소해 200만 명선이 무너졌다. 건설업 취업자가 200만 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2월(198만 명) 이후 약 4년 만이다.

특히 중소 건설사들의 상황이 심각하다. 자산 또는 매출액 500억 원 이상인 외부 감사 대상 건설사의 미수금은 2023년 32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 2015년(16조6000억 원) 이후 8년 연속 증가세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건설사는 전체의 47.5%에 달했다. 이는 절반 가까운 건설사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3.0%로 전체 산업 평균(6.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의 도산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폐업한 종합건설기업은 641개로 2005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신동아건설‧삼부토건‧대저건설‧안강건설 등 최소 4개 건설사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건설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은 “건설비용 증가‧자금 조달 악화‧경기 둔화로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 건설사의 부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건축 착공이 2022∼23년 큰 폭으로 줄어든 만큼 2025년까지 건설 경기 부진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