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은 왜 선관위 부정부패에 침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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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찰, 10여년 간 878건 채용비리 적발
민주당은 무엇이 켕기는지 ‘침 먹은 지네’ 꼴
국정조사 통해 부패 카르텔 낱낱이 밝혀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5 00:02:01

공정성과 도덕성이 존립 기반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위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291차례의 경력직 채용에서 878건의 규정 위반이 적발됐다. ‘내정자 리스트’가 오가고 면접 점수를 직접 조작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최소 10명의 전·현직 직원 자녀가 부정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적 고용 세습에 선관위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서로 청탁하고 눈감아 주는 짬짜미 채용을 버젓이 저질렀다. 공개 채용을 거치지 않고 대를 이어 공직의 길을 걷는 현대판 음서제(蔭敍制)인 선관위 고위직 인사들의 자녀 특혜 채용은 수법도 다양했다.

이들은 자녀를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게 하다가 국가공무원인 선관위에 경력직으로 특혜 채용하는 방법을 주로 썼다. 직원 자녀만 비공개 채용·친분이 있는 내부 위원으로만 시험 위원 구성·면접 점수 조작·법령상 필요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전출 동의 요건을 무시하거나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편법 등이 동원됐다.

선관위 다수 간부들은 공익은 멀리하고 ‘이권’ 챙기기에 눈이 벌갰던 것이다. 예컨대 김세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익명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정치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장관급인 사무총장이 특정 정치인과 선별적으로 몰래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선관위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김 전 사무총장은 아들 불법 채용 의혹에도 휩싸인 바 있다.

인사 부서 담당자들도 한통속이 돼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했으니 대한민국 선관위에 청렴·공정의 공직 기강 정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빠 찬스’ ‘형님 찬스’ 채용에 이어 자녀들을 본인 근무지에 꽂은 근무지 세습까지 밝혀지고 있다. 성실하게 노력하며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이를 추궁하는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믿을 수 있는 친인척 채용은 선관위의 전통”이라는 황당한 항변도 나왔다니 선관위 공작자들의 도덕성 마비가 할 말을 잃게 한다. 이뿐만 아니다. 선관위 인사들은 선관위를 ‘가족회사’라 부르며 간부 자녀들을 마구 채용했고, 무단결근을 하고 급여를 부정 수령한 사례도 드러났다. 상상을 뛰어넘는 총체적 비리에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다.

부정부패 카르텔이 돼 버린 선관위를 전면 개혁하고, 공정성과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선관위가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되어 있어 행정부 소속인 감사원의 감찰범위 밖에 있다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국회·법원·헌재와 같이 독립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감사원이 감찰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봤다.

주목되는 바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가 ‘부정선거’라는 점이다. 선거의 공정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해야 할 선관위가 관련 법령도 무시하며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친인척 채용 논란이 생기자 서류 파기를 지시하는 등 범죄행위를 은폐하는 시도를 했다면, 어떻게 국민이 그 기관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의문점이 있다.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다. 입법권을 사실상 독점한 압도적 다수 의석의 야당이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 아무도 책임 지지 않고 제대로 처벌받지도 않는다면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인데도, 민주당은 무엇이 켕기는지 침 먹은 지네 같으니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국회는 선관위 특별감사관 도입과 국정조사 추진으로 이 부패한 카르텔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개헌 논의 시 선관위와 헌재를 국민이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국가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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