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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중단된 4일(현지시간) 볼로...'))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중단된 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포로 교환 등 공중·해상에서의 휴전 의사를 밝혔다. 이날 젤렌스키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그 누구도 끝없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우크라 시각 이날 오전 3시3분 미국은 모든 원조물자 수송을 멈췄으며, 우크라 지도자들의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 입증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할 때까지 제공 중인 모든 군사원조 역시 중단될 전망이다.
젤렌스키가 언급한 휴전 방안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일간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영국·프랑스 명의로 제안한 우크라 공중·해상 및 에너지 인프라 부문에 대한 1개월 휴전 계획과 맥을 같이한다. 젤렌스키는 “1단계로 포로 석방과 공중에서의 휴전 즉 미사일·장거리 드론·에너지와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 금지와 해상에서의 즉각적인 휴전을 당장 시행할 수 있다”며 “다만 러시아도 동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어 “그다음 모든 단계를 매우 빠르게 진행하겠다. 미국과 협력해 강력한 최종 합의를 도출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젤렌스키는 또한 “우리 주권·독립 유지를 위한 미국의 지원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해 상황 전환을 이뤘음을 기억하며 이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미국에 제대로 감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면박 당한 것을 의식한 반응으로 읽힌다. 백악관 방문 자체가 광물협정 조건의 수락으로 양해된 상태였기에 협상을 조정한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은 그날 현장에서 굳어진 표정으로 함구했으며, 젤렌스키의 태세 전환 이후에도 실무자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역시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백악관 회담 당시 젤렌스키가 실현 불가능한 ‘안전보장’을 거듭 요구하며 러시아 비난을 이어갔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나 조 바이든 정부 시절 미국은 뭐 했나, 우린 혼자였다”고 항의조로 나오면서 자리가 험하게 마무리됐다.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고자 젤렌스키에게 양복 차림을 요청했음에도 평소처럼 특유의 비상시 복장으로 나타난 것도 불만을 샀다. 트럼프는 오찬 일정까지 직접 취소시키며 젤렌스키를 내쫓았고 “평화를 원할 준비가 되면 다시 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젤렌스키는 “워싱턴 백악관에서 있었던 우리 만남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진행돼 유감” “이제 바로잡을 때”라면서 “앞으로의 협력과 소통이 건설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물협정 서명 의지를 피력하며 “이 협정을 더 큰 안보와 확실한 안전보장을 향한 한 걸음으로 본다. 협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지만 내부적 엇박자도 엿보인다. 젤렌스키 태도가 달라진 듯하지만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순된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과 협력을 계속하기로 굳게 결심했다. 중요한 파트너이인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재차 “구체적인 안전보장을 요구한다. 우크라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유럽대륙에 실존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 대통령 고문이 더 냉정한 대응을 주문했을 뿐이다. 그는 엑스에 “이미 마무리 단계인 군사 지원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실제 어떤 프로그램이 중단되는지 평가해야 한다. 유럽 파트너들에게 대체 무기 구매나 제공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적었다.
상황 수습에 애쓰는 우크라이나 정부지만 내부적인 분노도 크다고 외신들이 짚었다. 올렉산드르 메레즈크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로이터통신에 “그(트럼프)가 우리에게 항복을 강요하는 것” “현재의 원조 중단이란 블라디미르 푸틴을 돕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전장에서 싸우는 익명의 한 우크라이나 군인 역시 AP통신에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키이우 시민과 전선의 병사들이 충격에 빠졌고 배신감에 휩싸였다.”
한편 JD.밴스 미 부통령이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 파병의 비현실성을 지적해 논란이다. 특히 이들을 ‘some random country’(무작위 국가)로 지칭한 것을 국내 언론이 “어중이떠중이”로 번역한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30∼40년간 본격 전쟁을 치른 적 없는 무작위 국가들이 몇 만 명 군대를 보내는 것보다 광물협정에 따른 미국 기업의 투자가 “훨씬 더 나은 안보 보장”이라는 문맥이었으며, “우크라를 위한 안전보장이자 경제보장이란 나라를 재건하고 미국이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갖도록 하는 것”임을 강조한 주장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BBC방송에 따르면 밴스는 전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크라 안보보장 관련해 “푸틴의 재침공으로부터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받고 싶다면 현지에서 미국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통령실의 추후 설명자료에서도 “유럽에서 미국 도움 없이 러시아를 유의미하게 억제할 만한 군사 자원을 가진 나라가 단 한 곳도 없다”는 현실을 꼬집었다. 밴스의 발언에 영국·프랑스 정치권과 참전용사들이 분노했다는 소식이다. 우크라 평화유지군 파병 방안을 주도 중인 두 나라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과 함께 싸운 것,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 합류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밴스는 엑스 글을 통해 “영국이나 프랑스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두 나라 모두 지난 20년 이상 미국과 함께 용감하게 싸웠다”는 점을 인정했으나 “솔직히 말해 전쟁 경험 없고 의미 있는 일을 할 만한 군사 장비도 없는 자원봉사 국가들이 많다”면서 유럽 비판을 거두지 않았다. 밴스는 중동에서 미 해병대로 다년간 복무한 경험과 지식에 기반해 주장한 것이지만 나토 동맹국의 자존심에 불가피하게 상처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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